‘충북 농민수당 주민발의 추진위원회’가 27일 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발의 조례 청구인 2만4000여명의 명부를 충북도에 제출한다고 밝혔다.(추진위 제공)

충북 농민수당 주민발의 추진위원회는 21일 보도자료를 내 "충북도의회는 최초의 주민 발의 조례인 '충북농민수당조례'를 조속히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추진위는 "충북농민수당조례는 2만4128명의 도민이 직접 참여한 조례안으로 의원 한 두 명이 발의한 조례와는 무게감이 다르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주민발의 제도는 주민이 직접 조례를 발의할 수 있는 고도의 직접민주주의 제도"라면서 "충북도와 도의회는 그 무게를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조례안은 21~29일 진행할 381회 도의회 임시회에 부의해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조례안 통과 가능성은 미지수다. 충북도와 전국농민회총연맹을 주축으로 구성된 추진위 간 입장차가 워낙 큰 탓이다.

추진위는 지난해 11월 충북 농민수당 도입을 위한 주민발의 조례 청구인 2만4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충북도에 제출했다.

이 조례를 접수한 충북도 조례규칙심의회는 '조례의 유효 청구인이 2만1586명으로, 법정 연서 충족인원인 1만3289명을 초과해 청구요건을 충족했다'며 지난 1월 수리 결정했다.

추진위가 제시한 조례안은 1년 이상 충북에 주소를 두고 거주하는 농업인에게 월 10만원의 금액을 균등하게 지급하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해당 안대로라면 도내 농민 7만5000명을 위해 필요한 연간 예산은 900여억원 정도다.

수당은 현금이 아니라 도내 시·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로 지급하도록 명시했다.

충북지사가 농민수당 시행을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심의하기 위해 13명 이내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충북도는 재정 여건을 이유로 추진위가 제시한 농민수당 대신 '농가 기본소득보장제'를 내년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혀 농민단체와 충돌을 빚고 있다.

농가 기본소득보장제는 농업경영체로 등록해 실제 영농에 종사하고, 0.5㏊ 미만 농가 중 농업소득이 연간 500만원이 되지 않는 영세한 농가를 지원하는 것이다.

농업소득이 일정 기준액에 미치지 못하면 차액을 일부 지원하는 것으로, 전체 농민에 일률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의 농민수당과는 다른 개념이다.

내년도 총 사업비는 34억9000만원으로 농가당 1년에 50만~120만원씩 약 4500곳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농업인단체는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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