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383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충북도의회가 원 구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집안싸움과 파열음으로 후반기 첫 의사일정 이틀 만에 임시회를 조기 종료하는 촌극을 빚었다.

도의회는 8일 383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회기 단축을 내용으로 하는 의사일정 변경안을 가결하고 임시회 산회를 선언했다.

전날 개회한 임시회는 후반기 첫 회기로 20일까지 진행하면서 청남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철거의 법적 근거가 될 조례안 등 11개의 굵직한 안건을 처리하려 했다.

하지만 상임위원장 선임을 둘러싼 다수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 간 볼썽사나운 감투싸움으로 파열음이 터져나오며 후반기 첫 의사일정을 서둘러 끝냈다.

이번 임시회의 조기 종료는 전날 본회의 때 5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임 안건 중 2건이 의원 표결 끝에 부결 처리되면서 감지됐다.

지난 7일 도의회는 383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어 정책복지위원회, 행정문화위원회, 산업경제위원회, 건설소방위원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선임 안건을 처리했다.

상임위원장 후보 선출을 두고 민주당 소속 의원 간 이견으로 당론이 정해지지 않아 건건이 표결을 거친 끝에 3개 안건만 가결되고 2개 안건은 부결됐다.

후속 논의를 위해 서너 차례 정회와 속개를 거듭했으나 회기 단축의 의사일정 변경안을 2차 본회의 때 상정하는 것만 합의했다.

원 구성을 둘러싼 민주당의 집안싸움은 지난 의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갈등을 후반기 첫 회기 전까지 제대로 봉합하지 못하면서 더 커진 분위기다.

갈등 봉합 차원에서 박문희 의장과 맞선 상대 후보 진영에 상임위원장 한두 자리를 배려했으면 식구끼리 반대표를 던져 서로를 끌어내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충북여성연대가 8일 오전 충북도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여성 의원들이 후보였던 상임위원장 선임 안건이 잇따라 부결되자 성차별을 주장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도의원은 "회기를 단축하는 의사일정을 변경한 것만 봐도 부결된 상임위원장 안건을 다음 회기 때 후보도 바꾸지 않고 올리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14일 임시회가 다시 열리겠지만, 상황이 전과 같으면 결과는 바뀌는 게 없을 것"이라며 "시간적 여유가 생긴 만큼 발전적인 논의가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2차 본회의에서는 전날 부결된 2개 상임위원장 선임 안건 후보 2명이 공교롭게도 여성 의원이라 성차별을 주장하는 여성단체가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충북여성연대는 이날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도의회의 시대착오적인 성차별을 규탄한다"며 도의회와 의원들에게 항의했다.

단체는 "어제(7일) 도의회 상임위원장으로 여성 의원 2명이 올랐는데, 여성 의원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결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의회 의원들의 성인지 감수성과 성평등 인지 자체가 너무 저급하다고 판단한다"며 "도의회는 성차별을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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