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음성의 학교급식지원센터가 해야 할 일로 첫째로는 생산자를 조직하고 이들을 통해 1년 작부체계를 꾸리는 일이며 둘째로는 급식처를 확대하는 일이라 했다.

그리고 지원센터가 이 중요한 일을 방기하는 이유로는 지원센터는 중간지원조직임에도 불구하고 관료조직으로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런데 일이 터지고 말았다.

학교급식지원센터에 음성 생산자들의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는 로컬푸드 생산자 조직인 ‘음성살림로컬푸드협동조합’(이하 음성살림)은 지난 이사회를 통해 학교급식지원센터에 물품을 공급하는 일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음성살림은 왜 이런 결정을 하였는가? 

음성 학교급식지원센터를 비롯한 ‘음성 농정’을 더는 신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생산자 조직을 육성할 계획도 의지도 없으며 오직 자신들이 일하기 편한 일반 업체의 하나로 ‘음성살림’을 대하기 때문이다. 

‘음성살림’은 일반 업체의 하나가 아니라 음성의 학교급식을 비롯한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한 민간의 파트너이다. 

음성군이 로컬푸드와 학교급식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이를 제안하였고 이에 필요한 조례를 같이 만들고 학교급식지원센터를 계획하고 만들어가는데 머리를 맞대며 함께 했던 정책과 실천의 파트너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배려 없이 업체 중의 하나로만 보려고 하는 것이 문제 발단의 시작이었다.

지역의 생산자 조직을 육성하고 지원하기는커녕 음성 농정은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하는 학교의 주장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녀 생산자 조직을 지원/육성하기보다는 농협(생산자 조직이긴 하나 로컬푸드 생산자 조직은 아님)을 끌어들여 생산자 조직 간에 가격경쟁을 붙이고 있다. 

결국 둘 다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 그나마 농협은 원래 자산이 있어서 별 타격을 받지 않는 것뿐이다. 

관내에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있거나 로컬푸드생산자조직이 있는 지자체에서 농협 등 다른 업체를 끌어다 경쟁을 시키는 데가 어디 있는가? 

다만 농협이 가진 자산을 활용하기 위해 농협에는 로컬푸드직매장을 허용하여 다양한 로컬푸드 소비처를 확보하고 확대하는 것이 추세일 뿐이다. 

음성군학교급식지원조례 제1조 목적에 보면 “음성지역과 국내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을 비롯한 안전하고 우수한 농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여 성장기 학생의 건전한 심신의 발달을 도모하고 음성지역 내 우수한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지역농업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되어있다. 

즉 보다 싼 농산물을 공급하려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 농산물을 비롯한 안전하고 우수한 농산물을 공급하여 지역농업발전에 이바지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곳인데 학교급식지원센터를 비롯한 음성 농정은 이를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음성 농정은 음성의 유일한 로컬푸드 생산자 조직인 ‘음성살림’을 지원/육성하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을 일이 벌어지게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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