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생민’이 제 1의 전성기를 맞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KBS ‘김생민의 영수증’이라는 프로그램을 맡고 굵직굵직한 방송들의 게스트가 됐다. 
김생민의 성공에 네티즌들이 더욱 기뻐하는 이유는 바로 그의 묵묵함과 성실함이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고 또 닮고 싶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의 발자취는 연예인보다는 우리네 인생과 더 많이 닮아있다. ‘공무원’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꾸준하고 오래 방송생활을 해왔다. 
<연예가중계> 리포터 20년, <출발 비디오 여행> 패널 20년, <TV 동물농장> 패널 17년 등, 오랜 시간 자신이 돋보이기 보다는 동료들을 빛나게 해주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남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개그맨으로서의 성공은 잠시 제쳐두고 묵묵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잘하는 일을 해온 것이다.  
그의 성공 역시 그가 잘하는 일에서 비롯됐다. 연예계의 대표적인 ‘알뜰맨’인 김생민은 출연료를 절약하고 저축해 10억을 모은 것으로 유명하다. 
은행직원과 친해질 정도로 은행을 자주 방문해 컨설팅상담을 하고 정보를 얻으며 알뜰하게 살아왔다.
재무와 제태크의 일가견이 있는 그를 ‘김숙과 송은이의 비밀보장’ 팟캐스트에서 게스트로 초대했고 청취자들의 재무 상담을 하게 된 것이 ‘김생민의 영수증’의 시작이다. 
청취자의 수입과 지출을 분석해주며 저축해야할 금액과 줄여야할 지출에 대한 충고를 해주는 ‘김생민의 영수증’은 합리적인 소비를 하면 ‘그뤠잇(great)’을 불필요한 지출을 하면 ‘스튜핏(stupid)’을 외쳐준다. ‘그뤠잇’과 ‘스튜핏’은 어느새 큰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또한 김생민에 대한 동료연예인들의 미담이 등장하며 김생민의 인기에 더욱 불이 붙기 시작했다. 
자신을 위해서 돈을 쓰지는 않지만 알뜰하게 아낀 돈으로 연애시절 아내의 치아 교정을 해주고 도움이 필요한 동료들을 찾아가 슬쩍 봉투를 내밀어 왔던 모습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쓸 땐 쓰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의 투철한 인생관이 방송에 그대로 녹아져 있는 것 역시 그의 인기요소 중 하나다. 
단순히 아끼라고 조언하는 것이 아니라 지출에 필요한 순서를 정하라고 충고해주고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적절한 소비는 칭찬해준다. 
그가 직접 걸어온 인생에 대한 확신과 결과물에 대중들이 움직인 것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생겼다는 김생민의 팬 카페에는 방송을 보고 적금을 들었다는 사람들의 후기가 가득하다. 
‘티끌모아 티끌’, ‘YOLO’ 풍조가 만연했던 현 세태에 ‘아끼는 것’의 즐거움과 행복을 알려준 김생민 덕분에 절약은 더 이상 궁상맞거나 불쌍한 것이 아니게 됐다.
수입은 한정적이고 월급이 오르기는커녕 물가만 오르고 있는 현실에서 김생민의 현실적인 조언들은 꽉 막힌 속을 뚫어주는 사이다이다. 
성실하게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고 조금씩 아낀 돈들은 훗날 우리를 든든하게 해줄 버팀목이 될 수 있다. 
김생민 덕분에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옛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됐다.

신수아 기자  estimes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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