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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 “산업도시가 아닌,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음성군”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상담실장

음성노동인권센터와 충북노동자교육공간 ‘동동’이 공동주최한 2021 가장자리 4개 강좌가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사는 곳을 어떻게 바꿀까!’ 주제로,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2일까지 진행됐다.

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상담실장은 마지막 강좌에서 ‘산업도시가 아닌 일하는 사람을 위한 음성군’이라는 주제로 담론을 이어갔다.

강의 주요 내용을 총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왼쪽그림) 찰스 몽고메리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 미디어윌. 2014), 오른쪽은 박윤준 상담실장.

산업도시 아닌 일하는 사람을 위한 음성(1)

이 칼럼은 2021년 7월 22일 <2021 가장자리강좌> 네 번째 강의 ‘산업도시 아닌 일하는 사람을 위한 음성군’ 내용을 토대로 작성됐다. 도시권 개념에 대해서는 강현수의 『도시에 대한 권리』(책세상, 2010)을 참고했다.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

어느 도시나 표현 문구만 다를 뿐 모두 “시민들이 행복한 도시”를 관청 대문 위에다 걸어 놓고 있다.

그런데 나는 정말 이 도시에서 행복한가? 이 도시의 주인 행세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 도시에서 가장 혜택 받는 사람은 누구이고, 가장 소외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런 질문들을 하게 된다.

1968년 프랑스 파리에서도 위와 비슷한 질문을 하고 나름대로의 이론을 발전시킨 사람이 있다. 『도시에 대한 권리』(1968)의 저자이자 프랑스의 철학자, 도시학자인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 1901~1991)는 인간사회가 도시화 되면서 드러나는 ‘공간’문제에 몰두했다.

르페브르는 도시사회가 공간을 계량 가능한 상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보았다. 사람들은 공간을 파편화되고 균질화된, 그리고 계층화된 물건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자본주의는 물건을 대량생산하여 이윤을 불리던 방식에 그치지 않고 공간마저 생산되고 소비될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듦으로써 영역을 확대해갔다.

이윤 확보를 위해 공간을 착취하고자 하는 자본의 요구는 필요에 의해 공간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요구와 필연적으로 부딪히면서 도시공간을 이용한 자본주의적 생산관계는 또 다른 한계에 봉착한다.

오랜 기간 특정 지역에 머물며 삶의 터전을 일궈온 선주민(先住民)들이 아파트건설회사, 그리고 이를 허가해준 행정관청의 힘에 밀려 철거민이 되고 이주민이 되는 현실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비슷한 이야기가 음성군 곳곳에도 있다가 구름 그림자처럼 사라지고 있다. 이런 이야기에서 우리는 도시에 대한 권리, 즉 도시권이라는 다소 낯선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지난달 22일 진행된 2021 가장자리 네번째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박윤준 실장.

도시권에 대한 다양한 정의

르페브르는 도시권을 다양한 차원에서 정의 내린다. 첫째, 작품으로서의 도시와 그 작품에 대한 권리를 이야기한다. “도시는 그 자체가 작품이다. 즉 화폐와 상업, 교환과 제품을 추구하는 경향과 반대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작품은 사용 가치이고 제품은 교환가치이다. 도시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 즉 거리와 광장, 건축물, 기념물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바로 축제이다.”, 도시는 “다양한 도시 거주자들이 만들어가는 집합적 작품”이다.

둘째, 사적 소유권과 대비하여 전유의 권리를 주장한다. 전유의 사전적 정의는 ‘자기 혼자만 사용하기 위해서, 흔히 허가 없이 무언가를 차지하는 일’을 일컫지만 도시권에서는 “어떤 집단의 필요와 잠재성이 실현”되는 방식으로서 전유의 권리를 설명한다.

대표적인 예로 어르신들의 만남 장소로 여겨지는 서울 탑골공원, 매주 촛불집회 장소로 역할을 했던 광화문 광장 등을 들 수 있겠다. 음성에서 전유공간은 어디가 있을지 함께 생각해보자.

셋째, 참여의 권리는 “도시 거주자들이 도시 공간의 생산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권리”, “자신들의 필요에 부합하는 공간을 만들어낼 권리”를 의미한다.

넷째는 도시 중심부에 대한 권리이다. 르페브르는 사람들이 도심으로부터 배제되고 도시 공간이 기능별, 계층별로 격리, 단절되는 현상을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중심이 없다면, 공간에서 태어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함께 모이지 않는다면, 만남이 없다면, 도시의 실체는 없다고 확언한다. 도시에 대한 권리는 차별하고 격리하는 시스템에 의해서 쫓겨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도시에 대한 권리는 만나고 모일 권리이다.”

마지막으로 서로 다를 수 있는 권리이다. 르페브르는 도시 속에서 “차이를 인정받고 서로 다르게 살 권리”, “모든 것을 동질화하려는 권력이 만들어낸 범주 속으로 강제로 분류되지 않을 권리”를 강조한다.

그는 현대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일상의 반복적이고 동질화하려는 경향을 비판하며 차별화, 다양한 일상의 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지난달 22일 진행된 2021 가장자리 네번째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박윤준 실장.

도시권과 동 떨어져 있는 음성군

전형적인 농촌이었던 음성군은 80년대 후반 중부고속도로 개통되고 음성나들목(현 대소IC)가 생기면서 산업도시로 바뀌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23개의 농공․산업단지와 2500개가 넘는 입주 업체가 들어섰고, 2020년 기준 4만 9천명의 소속 노동자들이 음성에서 일하고 있다.

음성군의 이러한 변화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을 육성시킴으로서 경제성장과 일자리 늘리겠다는 목표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구 유입을 증가시켜서 ‘음성시’로 승격하겠다는 큰 그림이 존재한다.

따라서 지난 30년 간 음성군이 주도한 정책은 ‘기업유치’에 몰려있었다. 산업단지 입주 업체에게 세제혜택은 물론 도로 건설, 수도관 설치 등 인프라 구축에 드는 비용을 대주었다.

그렇다면 이런 음성군의 정책은 도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도시권’이라는 렌즈를 통해 음성군을 관찰하고, 도시에 깃들어 살고 있는 노동자와 청소년, 어린이, 노인, 여성, 장애인, 이주민 등 다양한 사람들을 위한 도시의 모습은 어떠해야할지 찬찬히 고찰해보면 좋겠다.

 

<2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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