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충북 충주의 한 단위농협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해 내부고발 이후 불이익을 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농협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해당 농협 한우고기 매장./뉴스1DB

"내부 고발 이후 3~4개월마다 인사이동 당하고 이젠 대기발령 상태다."

4일 충북 충주의 한 지역농협 직원 A씨는 노동조합을 결성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농협이 자체 운영하는 한우마트에서 임원 등이 한우를 무상으로 가져갔다는 내부 고발 이후 각종 불이익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해당 농협은 2020년 6월 이런 의혹에 따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조합장과 조합장 부인, 전무, 직원 등이 2018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한우고기를 대금 지급 없이 가져갔다는 의혹(뉴스1 2020년 4월20일, 6월18일 보도)이 제기됐다.

한 번에 적게는 3만원에서 4만원, 많게는 20만원이 넘는 한우고기를 가져갔고, 금액은 모두 36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그런데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가 나오자 상황이 급변했다.

내부 고발에 참여한 직원은 모두 5명이었는데, 현재 3명은 퇴사하고 2명은 지난 10월1일부터 대기발령 중이다.

퇴사한 직원 중 팀장은 몸이 아픈데도 내부 고발자로 찍혀 병가도 못 내다가 쓰러지기도 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다른 직원도 압박을 견뎌내지 못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발령 이후 A씨 남편이 조합원 자격으로 2020~2021년 이사회 회의록을 농협 측에 요청했는데, 두 달 가까운 시간 동안 받지 못했다. A씨가 조합장에게 직접 전화와 문자로 설명을 요구해도 답변이 없었다.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대의원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는데, 오히려 일부 대의원들로부터 무시당해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A씨는 음성노동인권센터를 알게 됐고, 민주노총의 도움으로 충주에서 처음으로 지역농협 노조 분회장이 됐다.

A씨는 "내 편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라 내 말을 들어달라는 부탁도 무시당했다"며 "잃을 게 없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농협 관계자는 "인사 이동은 고유 권한이고 대기발령도 (문서로 조치하지 않아) 아니다"라며 "이사회 의사록은 2년 치를 요구했기 때문에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농협 조합장도 "직원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내일 노조와 1차 교섭 후 정확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음성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은 업무상 우위를 이용해 근로자에게 정신·신체적 피해를 입히는 걸 말한다.

민주노총은 5일 청주에서 농협 측과 1차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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