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금왕읍 A마을 이장선거를 두고 벌어졌던 주민간 갈등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앞서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과 함께, 자칫 마을이 두 쪽으로 쪼개질 판”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주민간의 상처를 봉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면서 갈등도 사그러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25일 A마을에서 이장선거가 있었다. 두 명의 후보가 나선 가운데 19표차로 당락이 갈리면서, 현 이장인 B씨가 재당선됐다.

선거가 끝난 지 20여 일이 지났지만 투표 결과를 놓고 주민 간 반목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 마을 주민 모씨에 따르면 “개표 결과 총 153명이 투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투표용지를 줄 때, 실제 마을주민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전혀 없었다”며, 선거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주민은 “선거인명부는 물론 주민등록증 확인절차도 없었다. 최소한 방명록에 본인 서명이라도 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없었다. 그야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식의 선거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마을 주민이 아닌 사람이 투표를 해도, 향후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선거 전 과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후, 당시 작성된 발열체크명단에 기재된 인원수와 실제 투표인수가 서로 엇갈리면서 의혹이 더 커져 나갔다.(음성타임즈 1월 14일자 기사, 금왕읍 A마을 이장선거 ‘논란’…발열체크명단, 선거인명부로?)

마을 선관위, 제기됐던 의혹 적극 해명 

이와 관련, 투.개표 과정을 관리했던 선거관리위원 중 3명은 지난 25일 음성타임즈를 방문해, 당시 상황을 소상히 설명하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하나씩 해명해 나갔다. 

이들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에는 노인회장 2명, 개발위원장, 새마을지도자 등 4명이 참여했고, 2명의 참관인이 투표 및 개표 과정을 지켜봤다.

먼저 선거인명부를 발열체크명단으로 대신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들은 “비밀투표 위법소지가 있다는 한 주민의 의견을 받아들여 방명록 기록을 하지 않고 읍사무소에서 준비한 발열체크명단으로 대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열체크명단의 입장 인원수와 실제 투표인수 차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들은 금왕읍의 발열체크명단을 재확인한 결과, 입장인원 159명 중 외부인사는 11명으로 실제 입장한 주민수는 148명으로 나타났으나, 총 투표수 153명 중 나머지 5명은 ‘몸이 불편해 차안에서 투표 3명’, ‘발열체크를 하지 않고 입장한 주민 2명’ 등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A 선거관리위원은 “실제 투표 현장에서 모르는 사람 2~3명에 대해서는 당시 현장에서 개별적으로 확인 작업이 이루어졌다”며 “공정하게 진행된 투표였다. 이번 기회에 세간의 오해가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 임시총회를 개최하고자 했으나, 여의치 않아 지난 22일 마을 임원 및 선관위원, 관계자 회의를 거쳐 선거 전 과정을 양 후보와 합의해 진행했고, 일체의 하자가 없었음을 재차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을 주민간의 갈등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이제는 화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주민간의 오해나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회 정관’ 새롭게 제정 ‘새출발’

향후 분란거리를 사전에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이 마을주민들은 지난 7일 마을 임시총회를 열고 ‘마을회 정관’을 새롭게 제정했다.

정관에 따르면 이장은 총회에서 추대식으로 선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2인 이상의 후보자가 있을 경우 총회 10일 전에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결정에 따르도록 했다.

선거관리위원장은 직전 이장으로 하며, 위원은 마을임원(노인회, 부녀회, 개발위원장, 새마을지도자 등) 중에서 선임하여 위원장을 포함 6명으로 구성한다.

투표권은 세대 구성원 중 선거권을 지닌 세대원 모두에게 부여한다. 이장의 임기는 2년이다.

이장의 자격은 3년 이상 주민등록상 현거주지 지법상에 등재되어 있는 자에 한해 부여된다. 

한편, 이번 이장선거와 관련해 이의제기 등 추가적인 문제 제기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에게 잘못된 부분은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네에 시끄럽고 반목이 계속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게 주민 대다수의 의견이다.

고병택 기자  estimes114@naver.com

<저작권자 © 음성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