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화실로 가는 어느 날 차창 밖으로 인분을 짊어지고 가는 마을 할아버지의 모습에 타고 가던 차를 세우고 그 뒤를 따라가며 몰래 카메라에 담았던 풍경.

1995년에 이곳 음성에 정착해서 사라져가는 농촌의 모습을 수많은 작품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지만 그 당시에 내겐 처음 마주한 너무나 귀한 풍경이었다.

인분을 담아 마을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위치한 밭에 가서 거름으로 뿌리고 빈 통을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가벼운 발걸음의 정겨운 모습이다.

작품으로는 인분을 메고 힘겹게 걸어가는 모습을 첫 번째 작품으로 표현되었고 올려진 작품 이미지는 그 후 추가로 그려진 작품이다. 

지금도 그때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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