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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살인, 납치, 약탈, 갱단…죽음의 공포 이겨내는 ‘아이티꽃동네’아이티꽃동네 원장 최미경 마지아 수녀, 긴급 기도요청
“꽃동네 아니면 생존할 수 없는 사람들, 포기할 수 없어”
혼란상태 이전의 아이티꽃동네 사진(제공=꽃동네)

살인, 납치, 약탈, 갱단의 나라가 된 아이티, 상반기 수도에서만 천여 명 피살
무정부 상태에서 무기력한 공권력에 갱단들간 세력다툼, 국민들 공포에 떨어

카리브 해의 가난한 섬나라 아이티가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는 아이티꽃동네가 자리한 곳이기도 합니다.

아이티꽃동네는 300여 분의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이 보호와 치료를 받으며 살아가는 곳입니다. 

가족 분들 뿐만 아니라 직원, 수도자, 봉사자 등 총인원 400여 명이 점점 다가오는 위험 속에서 그 분들을 보호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꽃동네가 아니면 생존할 수 없는 사람들이기에 상황이 위험하다고 그 분들을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현재 아이티는 지난해 대통령이 암살된 후 극도의 혼란상태가 지속되어 왔으며 여기저기서 신생 갱단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며 갱단들 간의 세력다툼과 약탈, 피살, 납치 등으로 올 상반기에만 천 명 이상이 숨졌다고 하지만 확인할 길도 없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아이티에서 활동하는 갱단들만 90여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세력을 키운 갱단들이 전국 40%를 장악했다고 하며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60% 이상을 장악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아이티꽃동네와 한국꽃동네에서는 아이티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기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아이티꽃동네 최미경 원장수녀가 보내온 편지글입니다./편집자주/꽃동네 9월회지中 

혼란상태 이전의 아이티꽃동네 사진(제공=꽃동네)

아이티를 위한 긴급 기도요청

아이티에서는 지난 6월에 이탈리아 루이자 수녀님이 갱단들의 총에 맞아 사망하고, 또 많은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이 납치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리고 얼마 전 갱들 간의 세력 다툼에 불타 버린 주교좌성당을 보면서 아이티는 가톨릭 국가이니까 수도자 성직자를 존중하는 분위기라 우리는 안전하겠지’하는 생각들을 완전히 깨뜨리게 되었습니다. 

아이티꽃동네가 위치한 수도 포르토프랭스 과다부케 주변의 고아원, 이웃 가정들, 동네, 길거리, 시내 등에서 갱들의 습격으로 총성이 들릴 때 마다 상상할 수 없는 위협들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고 있다는 불안감이 커져만 갑니다. 

어느 지역도, 어느 길거리도 납치와 총격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듭니다.

엄청난 세력의 ‘400마오조’라는 갱단 때문에 위험지역이라는 동네로 치부된 과다부케. 물건 배달도, 공사하는 인부들도, 방문도 꺼려하는 지역이 되어버린 과다부케 지역. 어쩌다 우리 꽃동네가 위치한 이 과다부케 지역이 이런 범죄 지역이 되어 버렸습니다.

과다부케 시내에서 꽃동네로 오는 15분 거리에 갱들이 떼거지로 나타나 길목을 막고서 차들을 순식간에 납치해 가곤 합니다. 매일 출퇴근을 해야 하는 우리 직원들에게는 참으로 위험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매일 400명이나 되는 꽃동네 가족들, 직원들, 수도자들, 봉사자들을 위해 필요한 음식과 물건들을 구매하러 다녀야 하는 우리 운전기사는 안전한 길을 찾아 운전하며 온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혼란상태 이전의 아이티꽃동네 사진(제공=꽃동네)

아이티는 참으로 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어떤 합당한 이유도, 아무런 목적도, 이데올로기도 없이 그저 인간의 지배욕과 소유욕을 위한 이기심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안전에 위협받고 살던 집을 떠나야만 하는 상황들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할 수만 있으면 사람들은 돈이고 물건이고 가진 것을 챙겨서 아이티를 떠나고 싶어 합니다. 

아무도 나를, 내 가족을, 내 재산을 지켜주지 못하는 이 나라에 더 이상 머물고 싶어 하지 않지만 떠날 수 있는 능력도 방법도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으로 가는 밀항선을 탔다가 몰살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여기에서 살아가는 우리 곁엔 납치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늘 함께 합니다.

혼란상태 이전의 아이티꽃동네 사진(제공=꽃동네)

아이티는 요즘 우기 철이라 저녁 기도 시간이면 종종 비가 억수같이 쏟아집니다. 마치 기도실의 양철지붕이 부서질 듯 무섭게 비가 쏟아집니다. 

그래서 기도에 집중하지 못하고 종종 천장을 바라봅니다. 혹여 천장이 내 머리위로 떨어질까. 불안은 저희의 약한 믿음을 시험합니다. 

우리는 믿음을 갖고 이 어둠의 상황을 기도로 인내하며 언젠가 볼 희망의 날을 기다려야 하겠지만 ‘불안’은 우리의 믿음을 종종 흔들어 놓습니다. 우리는 지금 풍랑에 흔들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난파선 같습니다.

총성도 불안도 주검도 인간의 존엄성이 바닥에 떨어지는 잔악한 갱들의 소행이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습니다. 그저 굶지 않고 오늘 하루 무사히 보낸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지금 아이티는 짙은 어둠 속에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티를 위해 많은 분들이 한 마음으로 간절히 드리는 기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다시 빛을 보고 자유롭게 거리를 다니며 순박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난해도 행복한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희망합니다.  

2022년 8월
아이티꽃동네 원장 최미경 마지아 수녀

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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