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지방선거 당시 선거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조병옥 음성군수 후보.

고병택 음성타임즈 대표

지난 6.1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조병옥 음성군수의 공약사업인 ‘음성형 행복마을 1억원 프로젝트’가 최근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사업은 음성군 내 공동주택을 포함한 344개 모든 행정리에 각각 최대 1억원씩을 투입해, 생활밀착형 SOC사업 등 9개 분야 31개 사업 중 마을별로 신청한 사업을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총 예산은 실시설계비 등 부대비용 6억원을 포함해 최대 3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며, 연차별로 2023년에는 100억원, 2024년에는 123억원, 2025년에는 127억원이 투자된다.

이번 사업의 재원은 전액 군비로 충당된다. 

소요되는 예산은 국세,도세,초과세수에 따른 지방교부세 및 조정교부금 추가교부액과 지방세, 세외수입, 체납액 징수 및 기편성된 예산 절감, 불요불급한 사업에 대한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확보해 나간다는 게 군의 목표이다.

목표는 목표일 뿐, 때문에 2023년도를 제외한 24, 25년도 집행 재원은 아직까지 유동적이다.

그런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목격된다. 

찬성하는 목소리는 크게 들리는데, 우려의 목소리는 이내 사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견을 제시하는가 싶으면, 바로 꼬리를 내리는 등 344개 마을 이장들을 의식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래서,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으려 한다.

재정자립도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는 외부재원에 의존해야 하는 음성군의 재정여건 상 무리한 사업이라는 쓴소리는 단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과연 ‘음성형 행복마을 1억원 프로젝트’는 음성군에 시급하고 절실한 사업일까?

누군가는 음성군 전역이 환영 일색이라는데, 정말 그럴까?

“불요불급한 사업 세출 구조조정”의 이중성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 12일 9개 읍면 중 한 지역에서 사업신청서를 취합한 결과. 대부분 농로포장 및 배수로 공사, 회관 리모델링 등이 주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주민숙원사업에서 소외됐던 민간 APT단지에서는 입주민들의 직접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사업을 쉽게 발굴할 수 있지만, 자연부락의 경우에는 마땅히 할 만한 사업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제일 쉬운 일이 CCTV 설치다. 음성군 전역에 CCTV가 설치될 수도 있겠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모 이장은 “(1억원을) 준다는데 안 받을 수는 없지만, 이 사업이 왜 필요하지 모르겠다”며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군수의 의지는 이해하지만, 무조건 강행하는 느낌이 있다. 너무 급하고 촉박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장도 찜찜한 표정이다. 

그는 “이장들도 모두 좋아하는 것만은 아니다. 3년간 매년 100억원이 넘는 돈을 쥐어짜면, 앞으로 정말 필요한 일이 생길 때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이냐”고 반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회복시키고 마을발전을 견인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음성군의 주장과는 달리, 1억원이라는 돈이 각 마을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군, 읍면 자체발주 … 지역경제 '마중물' 가능할까?

특히, 이번 사업은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소규모 주민숙원사업, 마을회관, 경로당, 공동주택, 정자 설치 등 소규모 사업과는 별도로 진행된다.

시급한 농로포장이나 배수로 설치 등은 소규모 주민숙원사업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마을별로 1억원이 의무적으로 책정되면서, 불요불급한 사업에 혈세가 낭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경우, ”불요불급한 사업에 대한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해 나간다“는 음성군의 계획은 자체 모순이 될 수 밖에 없다.

군, 읍면 자체발주라고 하지만, 집행되는 350억원의 사업비는 수의계약으로 쪼개지 않는 한, 외부 업체로 흘러 갈 가능성도 농후하다. 

2억원 이내는 관내업체 발주가 가능하지만, 이 또한 타지역 업체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도사리고 있다.

그동안 지역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수 많은 지원책을 요구했지만, ’예산부족‘이라는 명분은 번번히 이를 가로 막아왔다.

그런데, 이번만은 어떤 수를 쓰더라도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필사의 각오다.

예산을 심의해야 하는 음성군의회의 입장은 어떨까?

일부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반면, 일부는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나, 일부 마을 이장들의 기세에 제대로 된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모 의원은 “지난 2년간 400억원에 가까운 지방채도 발행됐다. 음성군의 재정형편상 앞으로 3년간 재원을 충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내년도 본 예산에 반영되면 철저하게 심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관내 9개읍면 이장들과 맞서, 문제점을 제기하며 본예산을 저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지금까지 음성군의회의 행보로는, 잠시 속만 끓다 말 것이라는 게 기자의 냉소적 시각이다.  

‘344개 마을에 군비 1억원씩 지원’ 공약사업, 

이번 사업은 ‘상상대로 행복한 음성만들기’로 명명되면서, 앞으로 음성군의 명운을 건 '신 뉴딜사업'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군민들의 혈세가 어떻게 쓰이는지, 매의 눈을 가동시켜야 할 것 같다.

고병택 기자  marco17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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