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의 페이스북 글. / 뉴스1

다소 과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영환 충북지사의 SNS활동이 결국 지역 사회를 시끄럽게 만들었다.

금기어나 마찬가지인 '나는 친일파가 되련다'라는 발언으로 지역 정치권은 물론 보수층에서도 비판하는 상황이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는 글을 썼다.

정부가 발표한 한국 주도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 배상안을 지지하는 내용으로 일본을 배타적 관점이 아닌 파트너십으로 접근해 얻어낼 것은 얻어내자는 취지였다.

일본과 협력적 관계로 충북발전을 이끌겠다는 의미를 행간에 담았지만, 일부 오해와 거부감을 불러올 만했다는 평가다.

비난이 쏟아졌지만, 김 지사는 굴하지 않고 9일에도 '죽창가를 부르지 않겠다. 일본과 협력을 통해 경제난을 극복하자'는 비슷한 글을 올렸다.

김 지사는 취임 당시부터 페이스북에 자신의 의견과 철학을 피력했다. 아직 논의도 이뤄지지 않는 여러 가지 구상을 '역발상의 접근'이라며 게재해 도청 직원들을 당황하게 만든 적도 많다.

그동안 김 지사의 SNS활동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그는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충북발전을 억누르는 각종 규제를 풀어주지 않으면 청주공항 활주로에 드러눕고, 감방까지 갈 각오가 돼 있다는 항의성 글을 올려 구설에 올랐다.

지사 신분으로 적절치 않은 표현은 물론 현행법을 무시한 '떼법 정치'라는 반응이 나왔다.

여기에 비슷한 시기 "윤석열 대통령께서 '고향에 가서 일 해보면 어떻겠냐'라고 했고, 대통령님의 권유가 감사하다"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실 당권 개입 논란이 불거질 당시 이 같은 글은 당내 의사결정에 '윤심'이 작용한다는 괜한 오해를 불러올 불필요한 발언으로 회자됐다.

다소 신중치 못한 발언이 결국 역풍을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9일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해 '친일파가 되겠다' 하고, 피해자와 국민을 향해 '사과를 구걸하지 말라'고 쏘아붙인 김 지사의 정신세계는 도대체 어떤 것인지 의아하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한 시민단체 대표는 '정의봉'이라고 쓴 막대기를 들고 "친일파가 되겠다는 도지사를 만나겠다"며 도청 현관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촌극도 벌어졌다.

지역 보수계 한 인사는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불안한 수준이었다"라며 "지사라면 발언 하나도 신중해야 하는데 아직도 감성에 호소하면서 관심을 받으려는 성향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라고 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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