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전국공무원노조 충북지역본부가 11개 시군지부에 보낸 공문서 일부/제공=전국공무원노조 음성군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 음성군지부가 26일 음성군의회 의원의 갑질 행태를 규탄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지역사회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지난 24일 전국공무원노조 충북지역본부는 충북 11개 시군지부에 ‘시·군 기초의원에 의한 갑질 5개 사례 현황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음성군지부는 그동안 자체 조사를 거쳐 확인된 결과를 토대로, 이날 규탄 성명문을 작성해 음성군청 공무원 내부 행정망에 게시하고,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음성군지부는 “5개 사례를 조사한 결과, 음성군에서도 만연하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며 “짧은 조사기간이었지만 음성군지부에 접수된 다수의 사례 내용은 충격적이었다”고 전했다.

성명서에는 민간 법인·단체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이 포함된 자료를 언론사에 유출, 부군수실에 팀장과 직원을 불러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타인의 송사와 관련된 보도자료 검토 요구, 본인이 수집한 자료를 언론사에 제공할 것이라 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음성군지부는 “언론사에 제공할 것이라 한 그 자료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당당히 공문으로 수집한 자료인지, 본인의 그 행위에 직원이 송사와 징계 시비에 휘말린다면 당당히 의원 자신이 나선 일이라고 밝힐 것인지 돌아보길 바란다”며 해당 의원을 겨냥했다. 

다음은 음성군지부의 이날 규탄 성명문 전문이다.

<지방의원의 갑질 규탄 성명문 전문>

지난 2023년 4월 21일 우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는 시·군 기초의원에 의한 다음과 같은 갑질 현황을 조사하기로 결정하였다. 
 

1. 퇴근 이후, 또는 주말 의원이 자료 제출을 독촉·강요하여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
2. 공문을 통한, 또는 공식적인 경로가 아닌 방식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
3. 의원에게 제공한 자료가 시·군의회 질의응답에 활용되지 않거나, 누군가의 개인정보가 포함되는 등의 비공개자료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서류 유출 정황이 의심될 수준으로 언론에 보도된 경우.
 4. 부군수실, 국장실에서, 또는 부서장 등을 등에 업은, 사실상의 시·군 의원의 업무지시.
 5. 일반적이지 않은 순서, 방향으로 승진, 전보된 시·군의원의 친인척.

조사 기한을 따로 두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사 이후 짧은 시간 기간동안 우리 음성군지부에 접수된 다수의 사례들은 그 양도, 내용도 충격적이다. 

그 양은 이상 5개 사례 모두 우리 음성군 내 만연하다고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그 내용은 어느 의원이 어떤 사안에서 어느 시일에 벌어진 사건인지 구체적인 수준으로 다수 접수되어 이 성명문에 다 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고, 또 공직자로서 참담할 뿐이다.

지방자치법 제48조와 관련 규정에서 서류제출의 시기와 방식을 정한 것은 집행부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과 의회의 정당한 의정활동 보장의 균형을 이루기 위함이다.

2022년 11월 충남 서천군에서 절차를 무시하고, 오로지 관련자료 일체를 요구하여 사과박스 20개 분량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서류를 제출하여 업무가 마비되었다가 의원 당사자는 자료가 이렇게 많은줄 몰랐다며 발을 빼는 망신스러운 일이,

우리 음성군에서는 없기를 바랐으나, 법령이 정한 대로 의장을 통하여 요구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메신저를 통해, 명확한 목적과 이유 없는 무분별한, 관련 서류 일체를 요구하는 일은 안타깝게도 남의 동네의 일이 아니었다.

자료 유출에 이르러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제1항제6호 개인정보와 제7호 민간의 법인·단체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이 포함되어 외부로 유출이 엄격히 금지되어있는 서류임에도, 언론사가 의원으로부터 이를 확보한 후 담당자에게 주의하라고 훈계하는 부끄러운 사례까지 있음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본인의 이름을 걸고 성명문과 보도자료를 배포하지도 못하고, 엄격히 관리되어야 할 누군가의 개인정보를 그대로 외부에 던져주고 정작 사고가 발생하면 모르는 척 도망가는 행태가 과연 의정활동의 일부인지 다시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부서장 등을 옆에 두고 정당한 업무지시를 빙자하여 직원에게 특정 업무의 처리 방향을 요구하는 행위 역시 작은 문제는 아닐 것이나, 

4월 구체적인 일시까지 지정되어 부군수실에 팀장과 직원을 불러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타인의 송사와 관련된 보도자료를 검토하고, 본인이 수집한 자료를 언론사에 제공할 것이라 한 사실은 정상적인 집행부와 의회의 상호협력·견제 관계를 넘어선 충격적인 행태다. 

언론사에 제공할 것이라 한 그 자료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당당히 공문으로 수집한 자료인지, 본인의 그 행위에 직원이 송사와 징계 시비에 휘말린다면 당당히 의원 자신이 나선 일이라고 밝힐 것인지 돌아보길 바란다. 

우리 공무원노조 창립 21주년 이래 그러했던 의원은 본 바도, 들은 바도 없다.

열정적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의 모습은 마땅히 우리 노조 역시 존경하고 존중하며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정말 그것이 의정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면 마땅히 공문으로 요구하여 그 결과를 책임질 준비와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

우리 노조는 공직사회 개혁 부정부패 척결을 기치로 세워진 이래, 공무원 보호의 최후 보루로서 그 전통을 이어왔고 이제는 노조가 세워지고도 20여년의 시간이 지났다.

윗사람들의 구두 지시는 사라지고 업무를 처리한 하위직만 징계 처리되고 정리되던 편한 과거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지방자치법 제48조의 규정에 따라 지방의회 의장을 통한 공문 요청, 회기중에는 안건 심의와 직접 관련된 자료를 요구할 것, 자료 요구시 합당한 제출기한 설정, 명확한 목적과 이유 기재. 1995년 7월 대한민국의 본격적인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후 끊임없이 전국적으로 언급되었던 자료 요청의 “원칙”이다.

이미 한정적인 인력으로 주민을 위한 행정 실현에 역량이 포화상태인 직원 개개인에게 원칙 없는 자료 요청은 그 자체로 괴롭힘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 피해가 주민에게 번진다는 사실을 이번 사례에 해당되는 의원들은 다시 생각하길 바란다.

집행부에 대한 인사 개입은 직원 개개인이, 우리 노조가 보는 눈이 없고 듣는 귀가 없어 모르고 있는 바가 아니다.

지방의원의 인사에 대한 영향은 타 시군에서 벌어졌던 의원의 “갑질” 행위의 원인으로 이미 여러차례 지목되어 보도되어 새로울 것도 없는 우리 노조의 전문 분야다.

그럼에도 노조가 이를 지목하여 문제시하지 않는 것은 부정한 인사 청탁자로 낙인찍히게 될 개개인에 대한 연민 때문이지, 이를 감시하는 것을 중단했다는 의미가 아님을 명심하길 바란다.

본인의 의정활동을 넘어선 갑질을 정당하다고 포장하며 인사로 보복을 시도하다가 다음 성명문에는 그 의원의 실명이 거론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2023. 4. 26.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 음성군지부장 강기해

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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