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뉴스1 충북세종 본부장

6·13지방선거가 본격화 되자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소위 ’선거꾼‘들이 선거 캠프마다 둥지를 틀고 있다. 이들을 예우한 명칭이 ’선피아(선거 마피아)‘다.

이들은 선거 출마 후보 중 당선 가능하거나 재력을 갖춘 유력 후보를 선택한다. 일부 기회주의적 선피아는 양다리를 걸치다 망신을 당하기 일쑤다.

자신의 연고나 정체성을 떠나 당선이 유력한 후보를 선택하는 약삭빠른 선피아는 선거 후 취업이나 이권 등을 챙기려는 목적이다. 그래서 선피아는 공정경쟁을 해치는 등 공익적 피해를 준다.

전문성과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채 자신이 지원한 후보자가 당선되면 정당한 취업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직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령 국회의원 주변을 맴도는 선피아는 국영기업체나 공기업 등의 감사, 이사 등에 취업하는 특혜를 누린다.

해당 자치단체 인사와 예산 등에 전권을 행사하는 단체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출연 출자기관이나 지방공기업, 단체 등에 취업한다. 일부는 공무원이 30여년 가량 근속해야 오를 수 있는 직급과 권한을 갖는다.

게다가 단체장 측근으로 인식되면서 온갖 특권부터 청탁과 갑질까지 일삼는다. 지방자치제가 낳은 가장 큰 적폐 중 하나다.

모두 공정경쟁과 평등, 정의를 해치는 것으로 특권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일어선 촛불혁명에 반하는 처사다.

문재인정부는 이를 적폐로 규정하고 청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선피아들의 불공정한 취업은 빙산의 일각이다.

이들은 전문성과 자질 부재로 해당 기관과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더구나 탐욕에 눈이 먼 일부 선피아는 이권개입과 부정으로 더욱 심각한 피해를 끼친다.

물론 일부 선피아는 전문성과 자질을 갖춰 공채 인력보다 더 나은 공헌도 평가를 받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최근 각종 의혹이 불거져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공단은 400여개 업체의 권익보호를 위해 1974년 설립 돼 44년이 흘렀다.

공단을 대표하는 이사장은 소위 ‘얼굴마담’ 역할에 불과하다. 본인의 사업체를 운영 해 본업에 충실하다보니 사실상 공단 운영은 전무이사나 사무국장이 전권을 갖고 있다.

문제는 이들 임원의 임명이 민선시대 이후 이렇다 할 검증 없이 도지사의 ‘선거 전리품’ 쯤으로 전락하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민선시대가 시작되기 전후에는 퇴직을 앞둔 도청 국장(부이사관)급 인사가 2년여간 근무하던 자리가 이시종 지사가 취임(2010년)한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이 지사 캠프 선대본부장(70)을 역임한 특정 선피아가 8년여를 근무하는가 하면 이번 사건 의혹의 정점에 있는 사무국장은 정년(63)을 늘려가며 20여년 가까이 내부 살림을 주물러대고 있다.

마치 정년도 없는 개인회사처럼 근무하는 ‘주인 없는 직장’이다보니 조직은 슬럼화 되고, 부조리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였다.

실제 이 공단이 하는 주요 업무라고는 입주업체에 대한 지원보다 국도비 등 125억원이 투입돼 지난 2014년 건립된 비즈니스센터 건물 관리나 주유소 위탁 운영을 하는 등 사실상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회원 업체를 대상으로 한 표면적 사업은 연 1회 개최하는 골프대회가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이 고이면 썩듯 이렇다 할 사업도 없는 폐쇄적인 직장문화와 인력구조는 공익적 집단이라기보다 단순 노동을 하는 일터였다.

더구나 아무 곳에서도 관리감독을 받지 않고 자체감사만 하다보니 직원들의 일탈행위는 예견된 일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이 공단의 부정부패 규모는 경찰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으나 두 임원은 사법적 판단 이전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게 난치병에 가까운 조직의 그릇된 문화를 바로잡아 분노한 회원 업체나 혈세를 투입해 그들의 일터를 만들어 준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아울러 법적 권한도 없으면서 실제론 이들의 임명을 좌우한 이시종 지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지사는 최근 충북도정사에선 처음으로 3선 도전을 선언했다. 이 지사 나이(72세)를 고려할 때 3선에 올라 임기를 마치면 76세다.

이 후엔 정치적 욕심을 낼 나이가 아니다. 이 경우 자칫 여론에 개의치 않는 오만과 독선에 빠질 수 있다. 얼마 전부터 선거캠프가 차려지면서 이번 물의와 무관치 않은 선피아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선거를 마친 후 논공행상에 따라 또다른 선피아 적폐를 양산할 지 걱정된다. 선거 전 이 같은 적폐를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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