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충북교육감에 출마한 심의보 예비후보와 황신모 예비후보.

현직 교육감과 보수진영 두 후보의 '3파전' 양상으로 굳어지던 충북교육감 선거가 지각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몇 차례 결렬된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재차 논의되면서 선거판을 흔들 변수로 다시 떠올랐다.

보수진영이 선거 막판 극적인 단일화로 현직 교육감과 '1대1' 대결 구도를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신모 교육감 예비후보는 지난 18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의보 예비후보의 제안대로 100%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수용하겠다"고 밝히고 후보 단일화 재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비전교조 기조 후보의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 도민의 여망을 따를 것"이라며 "도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분이 상대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자"고 제안했다.

여론조사 100% 방식의 후보 단일화는 심 후보가 그동안 줄기차게 내세운 단일화 방법이고, 이미 몇 차례 추진됐다가 실패로 돌아간 후보 단일화의 걸림돌(?)이었다.

지난 3월에 추진됐던 후보 단일화 때 심 후보는 여론조사 100%를 주장한 반면 황 후보는 여론조사 50%와 배심원투표 50%를 고집했다.

방식을 놓고 티격태격하던 두 후보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첫 단일화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이때 쌓인 앙금으로 이후에 추진된 후속 단일화도 계속 무위에 그쳤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방적인 발표긴 하지만 황 후보가 여론조사 100%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크게 높인 것이다.

심 후보가 'YES'만 외치면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도 현직 교육감과 양자대결을 만들어 될 만한 싸움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여론조사 100% 방식을 내세웠던 심 후보는 황 후보의 태도 변화와 제안에 어찌된 까닭인지 심드렁하기만 하다.

서로의 대화와 의견 교환이 가장 중요한데, 사전에 그런 것도 없이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 마땅찮고 태도 돌변의 속내에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황 후보의 기자회견 이후 심 후보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사전 조율도 없었던 상태에서 돌연 기자회견을 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여론조사 100% 방식을 수용할 테니 단일화에 나서라는 것은 추후 협상 과정에서 다시 단일화가 실패한다면 모든 책임을 나에게 돌리려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단일화에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며 "누누이 말씀드렸듯 공명정대한 방법의 단일화에는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혀 막판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심 후보는 2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도 "일방적인 태도에 불쾌하지만, 사과의 마음이 오간다면 황 후보를 만나 단일화 합의에 대해 다시 대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 불씨가 다시 지펴지면서 충북교육감 선거는 막판까지 어떤 대결 구도가 펼쳐질지 가늠하기 쉽지 않아졌다.

심-황 후보가 극적인 타결로 막판 단일화를 추진해도 24일 시작되는 후보 등록 전까지 단일화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한 교육계 인사는 "촉박한 시간을 봤을 때 단일화는 이미 강을 건넜다"며 "두 사람이 뜻이 있었다면 어떻게든 다시 만났을 텐데 아직 전혀 그런 것이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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