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 시대를 마감한 진나라의 영은 시황제라는 호칭을 쓰게 하고 자신의 뒤를 이을 사람을 이세(二世) 황제, 그 다음을 삼세(三世) 황제라는 호칭을 쓰게 했다.

불사약을 구하러 사방으로 신하를 보낸 일과 분서갱유(焚書坑儒)로도 악명을 떨치기도 한 그는 지방을 순방하던 중 중병에 걸리고 말았다.

죽음이 임박하였음을 느낀 그는 환관 조고에게 명령하여 큰 아들 부소에서 편지를 보내게 했다.

하지만 편지가 큰 아들 부소에게 도달하기 전에 진시황은 죽고 말았다.

옥쇄와 황제의 편지를 갖고 있던 환관 조고는 당시 진시황을 따라 순방에 참여한 막내아들 호해와 승상 이사 등 측근 몇 사람과 짜고 진시황의 유서를 조작하였다.

조작된 진시황의 편지에는 큰 아들 부소와 몽념 장군에게 자결을 명령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유서를 받아든 부소는 자결을 하였고 몽념 장군은 자결을 거부하다 부소의 세력에 의해 사형을 당하였다.

마침내 2세 황제가 된 막내아들 호해였지만 덕이 부족하고 지혜가 없어 통일 진나라의 권력은 환관 부소의 손에 쥐어졌다.

그러나 환관 조고의 욕심은 승상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았다.

마침내 2세 황제 호해를 제거할 목적으로 호해 주변에 있는 인물들을 차례차례 숙청하려는 음모를 꾸몄다.

어느 날 조고는 사슴 한 마리를 갖고 와 황제 이세에게 바쳤다. 그러면서 ‘이 말은 제가 황제를 위해 바치는 것입니다’라고 하자 황제 호해는 웃으면서 ‘승상 잘못 보셨습니다. 저게 사슴이지 어찌 말입니까’ 하였다.

그러자 조고는 주변의 신하들을 둘러보며 ‘이게 말입니까? 아니면 사슴입니까?’ 하고 물었다.
신하들 중에는 황제 호해의 말에 동조하여 사슴이라고 대답하는 사람과 승상 조고의 말대로 말이라는 하는 사람으로 나뉘어졌다.

그러자 조고는 사슴이라고 대답한 사람을 기억해 두었다가 하나씩 제거하였다. 이에 모든 신하들이 조고를 두려워하였다.

이 이야기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진이세본기』에 있는 것으로서 조고가 신하를 시험하기 위해서 사슴을 말이라고 했다고 하여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말이 유래하게 되었다.

윗사람을 농락하며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른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는 말이다.

윗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약점이 있게 되면 그것을 이용하여 권세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을 비유하여 말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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