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이수완 충북도의회 의원이 17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방복합치유센터의 혁신도시 유치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충북 중부권 4개 군(증평·진천·괴산·음성)이 국책사업 유치를 위한 인접 지자체 간 치열한 경쟁 대신 ‘상생·협력’으로 소방복합치유센터(소방병원) 유치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른바 ‘핌피(PIMFY)’·‘님비(NIMBY)’로 인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상생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송기섭 진천군수와 조병옥 음성군수는 17일 오전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충북혁신도시(음성군)가 전국 62개 지자체 경쟁을 뚫고 소방치유센터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데 따른 것이다.

소방치유센터 유치에 성공한 음성군의 조병옥 군수는 “형제애를 발휘해 음성군으로 (후보지를)단일화 해주신 송기섭 진천군수님과 끝까지 힘을 모아주신 홍성열 증평군수님, 이차영 괴산군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기섭 진천군수도 “소방치유센터 유치는 과거 서로가 경쟁 관계였던 우리들의 저력을 모아 ‘중부4군의 힘’, 그리고 ‘충청북도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며 인접 지자체와 충북도민에게 공을 돌렸다.

충북혁신도시의 소방치유센터 유치 과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소방청은 당초 충청권을 후보지로 고려했다가 다른 지자체의 반발이 있자 전국 공모사업으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전국에서 62개 지자체가 소방치유센터 유치에 도전했고, 1차 후보지로 14곳이 선정됐다.

소방치유센터가 소방관 전문 치료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의료 수요 면에서 경기도 지자체 등 다른 곳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충북도내에서도 인구 85만명의 청주시와 인구 10만(음성군), 인구 7만5000명(진천군) 지자체 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유치 경쟁이 이어졌다.

국책사업이긴 해도 수익성을 갖춰야 할 ‘종합병원’ 성격인 만큼 인구 등 의료 수요는 입지 선정에 큰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홍성열 증평군수, 송기섭 진천군수, 이차영 괴산군수, 조병옥 음성군수가 지난 3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소방복합치유센터’의 충북혁신도시 유치를 촉구하고 있다.

이때 민선 7기 단체장으로 취임한 충북 중부4군 군수들이 공조에 나서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송기섭·조병옥 군수와 홍성열 증평군수, 이차영 괴산군수는 취임하자마자 회동을 갖고 소방치유센터 유치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들은 센터 후보지에 포함된 진천·음성뿐만 아니라 인접한 증평·괴산도 종합병원이 없어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센터가 유치되면 중부4군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여기에 후보지 평가의 마지막 단계인 프레젠테이션(PT)을 앞두고 진천군이 유치를 포기, 음성군으로 후보지를 단일화 하기로 하면서 공조 효과가 더욱 커졌다.

이미 유치를 포기한 상황에서도 송기섭 진천군수는 PT발표 자리에 나가 평가위원들에게 소방치유센터가 충북혁신도시로 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유치에 대한 열의를 보여줬다.

중부4군 군수들은 또 치유센터가 유치될 경우 원활한 건립을 위해 약 100억원의 지방비를 분담해 지원할 수 있다는 의사도 밝혔다.

충북도 역시 약 5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센터 유치를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처럼 후보지에는 1개 군(郡)만 남았지만, 인접 3개 군과 광역지자체까지 적극적인 공조에 나서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결국 치열한 경쟁을 뚫고 충북혁신도시가 소방치유센터의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이 같은 공조 노력이 빛을 보게 됐다.

충북도와 중부4군은 앞으로도 센터 건립을 위한 협력은 물론 행정협의체를 구성해 국책사업 공모 등 현안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송기섭 군수는 “중부4군의 상생발전을 위해서 지자체간 역할을 분담하고, 예산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행정협의체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공약 사업인 소방복합치유센터는 육체·정신적 위험에 노출된 소방관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종합병원이다.

건물면적 3만㎡, 300병상 규모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화상, 근골격계, 건강증진센터 등 12개 과목을 진료한다.

일반인까지 진료받을 수 있어 음성 일대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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