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래초기의 불교 사찰은 도성이나 성. 읍 등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평지에 건축됐다. 경주 황룡사지, 분황사, 부여의 정림사지 등이 이 같은 예다.
큰 가람(伽藍)들이 깊은 산 속에 자리잡게 된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통일신라 말기에 들어서면서 선종과 풍수지리설의 영향으로 깊은 산 속에 수행중심의 가람을 조성하게 된다. 또 조선시대 배불숭유정책의 영향으로 도시에는 수행과 전법(傳法:부처님의 말씀을 전함)의 공간을 불허함으로써 사찰들은 산 속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었고 조선 중기 이후에는 무종파의 통불교계(종파•사상에 관계없이 모두가 성불의 길로 통한다는 우리 나라 불교의 대표적인 사상)의 사찰들이 더욱 깊숙한 산 속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이웃 괴산군과 달리 음성에는 이렇다 할 큰 산이 많지 않은 탓인지 큰 사찰도 많지 않다.
음성군에서 가장 높은 가섭산(해발 710M)에 군내 유일의 조계종 공찰(公刹) 인 가섭사가 있다.
조계종의 사찰분류에 따르면 ‘공찰’은 사찰 재산의 소유권 및 인사·운영·관리권이 종단에 귀속된 사찰이며, ‘사설 사·암’은 본종의 승려 또는 신도가 창건하여 종단에 ‘대한불교조계종 ○○사·암’의 명칭으로 등록해 운영하는 창건주의 권리를 인정하는 사찰이다.

가섭산(迦:부처님 가, 葉:잎 옆, 땅 이름 섭)은 지명부터 ‘이 산의 암자에서 불도를 닦다 입적한 스님의 몸을 싱싱한 보리수 잎과 가지가 덮고 있었다’는 설화에서 유래될 만큼 불교와 관련이 깊은 산이다.
현재 가섭사를 지키고 있는 상인스님은 2015년 6월부터 주지의 소임을 맡고 있다.
스님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은 기자에게 “저에 관한 일반적 이야기는 인터넷 포털에 ‘상인스님’ 넉자를 치면 나옵니다”라는 스님의 말에 스님의 인적 사항이나 삶의 행적에 관해서는 묻지 않았다.
인터뷰의 대분분을 스님이 거처하는 요사채에 마주앉아 스님 뒤의 너른 창을 통해 보이는 음성시내의 전경을 바라보며 스님의 이야기를 주로 듣기만 했다.
스님은 인터뷰를 시작하며 인터뷰 일정을 토요일 오후로 미루게 한 스님의 바쁜 일정 가운데 어제 다녀왔다는 현대불교문인협회 대구경북지회의 문집(文集) ‘건달바’(乾達婆:Ghandharva:인도신화의 허공을 날아다니며 음료와 약품을 제공하는 신으로 술•고기를 먹지 않고 향만 먹는다고 하여 향신•식향•심향이라고도 한다. 불교에서는 동방지국천의 부하로서 동방을 지키는 신이 되어 불법과 불제자를 수호한다)를 기자에게 건넸다.

<제 3호로 이어집니다.>

공덕환 기자  estime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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