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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은 쏙 빠진 공(空)청회…요식행위 전락 우려충북도 등 지자체 행사 대부분 공무원·이해관계자
행정절차법상 개최 14일 전 공지도 제대로 안지켜
10일 충북미래여성플라자 문화이벤트홀에서 ‘충북 시내·농어촌버스 운임 및 요율조정 검증용역’ 결과 공청회가 열렸다.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서 널리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공청회가 요식행위로 전락하고 있다.

법에 명시된 사전 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이로 인해 일반 주민들의 참석과 발언 기회가 제한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지난 10일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충북 시내·농어촌버스 운임 및 요율조정 검증용역’ 결과 공청회를 열었다.

5년만의 시내·농어촌버스 요금 인상을 앞두고 용역기관에서 제시된 인상안의 적정성 등을 논의하고 각계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 참석자는 대부분 공무원과 버스업계 관계자들이었다.

토론회 좌장이 일반시민의 참석 여부를 묻자 단 1명만 손을 들었다.

물론 더 많은 시민이 참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토론자나 업계 관계자가 아닌 일반시민의 발언 기회가 없었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버스요금이 업계만큼이나 일반시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쪽짜리 공청회에 그친 셈이다.

불과 하루 전인 지난 9일 충북연구원에서 열린 ‘충북도의회 청사 및 도청 제2청사 건립 기본계획수립안’ 공청회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참석자 역시 토론회 패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공무원이나 연구원 관계자였다.

행정절차법에 명시된 공청회의 정의는 ‘행정청이 공개적인 토론을 통하여 어떠한 행정작용에 대해 당사자 등,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 그 밖의 일반인으로부터 의견을 널리 수렴하는 절차’다.

행정청은 다른 법령 등에서 규정하고 있거나 해당 처분의 영향이 광범위해 널리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충북도 한 관계자는 “공청회는 하나의 절차일 뿐이고, 이미 (정책결정의)윤곽이 나온 상태에서 이를 알리는 자리였다”며 “주민 의견도 사전에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설명과 달리 행정절차법은 공청회를 열 때 14일 전까지 관보, 공보, 인터넷 홈페이지, 일간신문 등에 공고하는 방법으로 널리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충북도는 앞에서 언급한 2건의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관계기관이나 시민단체에 공문으로 알렸을 뿐, 다른 방법으로 사전 공지를 하지 않았다.

행정절차법의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충북도청.

충북도뿐만 아니라 일부 시·군의 경우도 사전 공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제천시는 지난해 9월 17일 중앙동 청사 이전 관련 주민공청회를 열었지만 사전 공지는 닷새 전인 9월 12일에야 이뤄졌다.

같은 해 9~10월 열린 보은군과 영동군의 ‘제4기 지역사회보장계획’ 공청회 역시 개최일 9일 전 공지했다.

충주시도 지난해 10월과 11월 용섬활용방안, 서충주신도시 고속버스 정류소 설치를 놓고 공청회를 하면서 8~10일 전 현수막이나 공문으로만 알렸다.

충북도는 지난해 택시 요금 인상과 관련해서도 11일 전 공문으로만 공청회 개최 사실을 통보했다.

올해 충주시의 문화동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과 관련한 공청회 역시 6일 전 현수막과 주민상인협의체와의 논의를 제외하고 다른 방법으로는 공지되지 않았다.

이처럼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전 공지기간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극히 제한된 방법으로만 공지가 이뤄지면서 공청회의 주민 참여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초청공문을 받는 시민단체도 대부분 지자체나 주최 측과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일반시민들의 의견을 100%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렇다보니 일부 공청회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가 아니라, 결정된 정책방향을 통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남기헌 충청대 교수는 “공청회가 주민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서 정책결정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형식적인 거수기 역할을 통해 주민 의견을 들었다고 하고 정책결정을 합리화 하려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계층과 이해 당사자들이 정책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공청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뉴스1 

음성타임즈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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