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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밭에 퇴비 수백톤 공짜로 준 A업체…증평군도 발칵 뒤집혀행정심판 기각 결정 하루전 음성군 대소면에 "무상 공급"
대소 신내로 도라지밭 퇴비업체, 청주시와 허가취소 분쟁
퇴비 2천500톤 매립된 증평군 주민들 "A업체 폐쇄 요구"
지난 24일 오전 음성군 대소면 신내리 한 밭에 매립하기 위해 싣고 온 퇴비적재차량.(사진=독자제공)

지난 23~24일 음성군 대소면 신내로 인근에 심한 악취를 발생시켜, 주민들의 원성을 샀던 퇴비업체가 증평군에서도 환경오염을 유발시켰다는 의혹을 사고있는 A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소재 A업체는 음식물폐기물을 퇴비로 만들어 공급하는 재활용업체이다.

증평군 음식물쓰레기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A업체는 지난해 10월 증평읍 연탄리 밭 3천300여㎡에 제대로 썩지 않은 퇴비 2천500여 톤을 매립해 심한 악취와 지하수 오염을 유발시켰다.

이 때문에 분노한 증평 주민들은 지난 20일 7천여 명이 서명한 A업체 폐쇄 요구서를 청주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특히 이 업체는 지난 9월 19일 청주시로부터 영업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시에 따르면 A업체는 지난해 과징금 1억원, 영업정지 6개월의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고, 올해도 하루 수 백톤의 음식폐기물을 초과 처리해 오다 적발됐다.

그러나 이에 불복한 A업체는 지난달 1일 충북도 행정심판위원회에 ‘폐기물관리법 위반 허가취소 처분 부당 청구’ 신청을 하면서 정상적인 영업을 계속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음성군 대소면 신내리 2,600여 평의 토지에 매립된 약 200톤의 퇴비는 청주시와 A업체간의 법적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공급됐던 셈이다.

신내리 도라지 농가에 공급된 퇴비 검사성적서.

“절묘한 타이밍에 처리된 음식쓰레기 퇴비”

그런데 대소면 도라지밭 악취 민원이 제기됐던 다음날인 25일 충북도 행정심판위는 A업체의 ‘허가취소 부당 청구’에 대해 “공익적 측면과 주변에 미치는 영향” 등을 들어 이를 기각했다.

한 주민은 “(A업체가) 절묘한 타이밍에 음식쓰레기 퇴비를 처리한 것 같다”면서 “악취 등 주민들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법망을 교모히 피해나가는 상술을 보여 주고 있다”면서 혀를 찼다.

문제가 됐던 도라지밭 농가주는 지난 19일자 검사성적서를 근거로 제시하며 “농사를 지을 목적으로 (퇴비들은) 무상으로 받았고, 중장비대만 지불했다”면서 “다만 악취문제에 대해서는 주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음성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업체측이 의뢰해 작성된)시험성적서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시료분석한 퇴비가 제대로 들어왔는지 여부를 현장 시료재취를 통해 재분석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소 신내로 인근에 악취를 유발시키고 있는 도라지밭 퇴비에 대한 어떤 법적 제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차량 이동시 적재방법 불량으로 '도로교통법 위반'이 유일한 불법행위이다.  

"법원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받아들이면 계속 영업 가능" 

이와 관련, 충북도행정심판위는 기각 결정을 알리는 재결서를 2~3주 내에 A업체에 송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행정심판위에서 A업체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A업체와의) 행정소송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행정심판위의 이번 결정이 승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만일 A업체가 청주시를 상대로 낸 ‘허가취소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대법원 판결 전까지 영업을 계속 할 수 있다.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 A업체에 대한 영업 허가취소는 효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A업체가 공급한 퇴비로 인한 악취와 침출수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대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이다. 일단 매립하고 나면 책임소재를 따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 비료관리법에 의하면 생산업자가 해당 지역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어느 지역이든지 간에 공급이 가능하다.

대소면 신내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음성군 관계자는 “이 퇴비들은 청주시에 신고를 한 비료용 퇴비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청주시에서 통보를 해 와 현장을 확인했다.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각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환경피해 민원은 계속 제기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때문에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포함된 ‘민간환경감시단’이 시급히 가동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24일 신내리 밭에 중장비를 동원해 퇴비를 흙과 함께 매립시키고 있는 현장.(사진=독자제공)

법망을 피해가는 업체…민간환경감시단 가동해야

현재 음성군은 빈 공장, 창고 등을 임대한 불법폐기물 무단투기, 임야, 토지 등에 퇴비로 둔갑시켜 무차별적으로 살포되는 가축분뇨 및 음식물쓰레기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후속 처리에도 수십~수백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최근 음성군은 삼성면 대정리 인근 공장부지에 불법 투기된 폐기물 약1만톤을 처리하기 위해 국비 약 4억1천5백만 원, 도비 약 4억1천5백만 원, 군비 약 5억3천만 원 등 약 13억8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현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음성군 공무원은 2~3명에 불과하다. 때문에 야간, 휴일 등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불법폐기물 일당들을 막아 내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음성군도 최근 335개 행정리별로 1명씩 선발해 마을별 주민감시단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치고 빠지는’ 불법폐기물 투기,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는’ 업체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진 ‘민간환경감시단’ 운영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불법폐기물 처리에 대한 비용은 폐기물 위탁업자, 폐기물 생산자, 토지주 등 3자가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 각 지자체는 행정대집행 후 3자 모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올해 초 시행되고 있는 비료관리법 일부개정 법률안 제19조2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생활환경이나 토양, 지하수, 공공수역이 오염되거나 오염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비료업자 또는 비료사용자에게 비료의 보관방법 변경이나 수거 등 환경오염 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자칫하면 건물, 창고, 공장, 토지 등을 임대해 준 지역주민들이 구상권 청구, 수거 명령 이행 등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고병택 기자  marco17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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