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대수 국회의원이 주민들 앞에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지난 9일 우한 지역 교민·유학생 격리 수용시설로 충북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한다고 전격 발표한 가운데,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의 반대시위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전날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밤샘시위에 돌입한 주민들은 30일 오전까지 자리를 지키며 현재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영유아,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에 수용시설 설치는 주민들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것”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교민들이 수용될 인재개발원 입구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는 2198명이 거주하는 769세대의 아파트단지와 원룸촌이 형성돼 있다.

일각에서 '산간지역 등 도심에서 떨어진 지역이니 불안할 이유가 없다'는 정보가 퍼지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인재개발원 반경 1㎞로 확대하면 1만7237명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 10곳과 초중고교 4곳이 있다. 어린이집·유치원도 6곳에 달한다.

인재개발원 앞에서 이틀째 반대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주민들.

이날 오전 현장을 찾은 경대수 국회의원은 “(수용시설 지정과 관련) 주민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 도지사, 군수도 패싱했다”면서 “위험천만한 시설을 군사작전하듯 속전속결로 발표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인재개발원 2km이내에 6,500여 며의 학생들과 2만6천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잇다. (정부에서) 한번이라도 현장을 봤다면 이런 결정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요지로 말을 이어갔다.

경 의원은 “아직까지 (수용시설) 장소를 바꿀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 현 수용시설 설치 방침을 즉각 취소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반대주민들.

한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와 인근 지역에 고립돼 있는 우리 국민 720명을 귀국시키기 위해 30일 오전 첫 전세기를 출발시킬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지연됐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이날 밤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두고 중국과 막판 협의 중이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와 정오에 전세기 2편을 인천공항에서 우한으로 보낼 계획이었다.

첫 전세기가 우한 톈허 국제공항에 오후 1시(우한 현지시간 정오)쯤 도착해 교민들을 싣고 오후 4시(오후 3시)에 출발해 김포공항에 오후 7시쯤 도착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었다.

허진 기자  estimes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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