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왕읍 유촌리, 맹동면 인곡리 일대 2,153,280㎡(약 65만평) 규모의 맹동 인곡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음성군의회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최근 ‘성본산단 899억 원 보증안’ 통과로 뒤숭숭했던 의원들의 불편한 심기를 고려하지 않은 채, 또 다시 대규모 산단 개발을 위한 동의를 구한 게 화를 불렀다는 해석이다.
생극산업단지 PF 자금 상환 및 계획(이 기사는 현재 취재 中) 문제도 제기되는 등 유탄도 날아 들었다.
지난 7일 맹동 인곡산단 조성사업을 위한 지원 실무협약 체결 동의안이 음성군의회에 보고되자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음성군에 따르면 인곡산단의 사업규모는 2,153,280㎡(약 65만평) 규모로 사업기간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이며 총사업비는 2,690억 원이고 2천억 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한다. 충북개발공사가 시행을 맡는 구조이다.
음성군은 산업단지 준공 후 3년까지 미분양용지에 대한 금융비용을 지원하게 되며 자본비용률은 2.86%이다.
지난해 3월 충북개발공사와 음성지역 신규사업 추진 상호협력 협약을 시작으로 공사측은 투자타당성 검토용역 완료, 심의위원회 심의, 신규사업 충북도의회 의결을 거치는 등 절차를 진행했다. 올해 5월 11일 음성군은 군정조정위원회의 심의를 마쳤다.

군의회, 적절성 여부에 의구심···난색 표명
그러나 이 같은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음성군의회에는 어떠한 보고도 이루어 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성본산단 899억 원 보증안’에 찬성했던 일부 의원들도 적절성 여부에 의구심을 표하면 난색을 표명했다.
우성수 의원은 “이 자료가 군의회에 처음 보고된 것이냐”고 묻고 “업무에 대해서 의논한 것도 없이 이렇게 진행됐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우 의원은 “성본산단과 생극산단 때문에 크게 힘들었는데 이걸 또 하려고 하느냐. 걱정이 많이 된다”며 “정말 필요한 사업인지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제언했다.
한동완 의원은 인곡산단의 자본비용률 2.86%를 지적하며 “성본산단은 5.7%의 이자를 쓰고 있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다”면서 “같은 공공기관에서 어디는 2%대고 어디는 5%대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금융비용은 확정 조성원가 산정 시 결정된 자본비용률 2.86%를 적용한다’는 협약안을 두고도 “조성원가에 대해 이율을 적용하는 인곡산단의 경우가 맞다. 성본산단은 왜 총분양가를 기준으로 했느냐”며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음성군 관계자는 “(성본산단)5.7%는 은행권에서 자금을 빌려오는 이자율이고 자본비용률은 전혀 성격이 다른 개념”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이상정 의원은 성본산단의 예를 들며 “지역 공동체와의 합의를 구하지 않은 행정에 대한 불신이 만연했다”면서 “실무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이 아쉽다. 일방적으로 결정해 놓고 밀어 붙이는 것 아니냐”는 요지의 말을 꺼냈다.
이 의원은 “해당지역 주민들의 여론은 음성군이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을 하도 봐왔기 때문에 인곡산단도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면서 “공청회, 설명회 등 기본적인 합의 절차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사업, 인·허가 불가

의원들의 반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대웅 의원의 쇄기를 박는 발언이 나왔다. 이 의원은 “인곡산단 조성 여부를 떠나 지금은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금강유역환경청이 지난 2월 음성군에 보낸 공문이 최대 화두에 올랐다.
이 의원이 공개한 ‘3단계 금강수계 수질오염총량제 운영 협조 요청’ 공문에 따르면 음성군의 경우, 미호천 단위유역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평가수질이 목표수질을 초과되면서 오염총량관리 시행계획의 수립을 요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금강유역환경청은 시행계획이 승인될 때까지는 개발부하량 할당협의를 중단할 것을 지침으로 내렸다.
수질오염총량관리제는 지자체별로 할당된 한도 안에서 오염물질 배출 총량을 규제하는 제도이다. 그동안 음성군은 성본산단, 오선산단 등 대규모 산단 조성 및 인허가 과정에서 이미 할당된 배출량을 소진한 상태이다. 남아 있는 할당량이 많지 않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음성군은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 시행계획 승인시까지 계획관리지역 1만㎡ 이상, 농림 및 생산관리지역 7천 5백㎡ 이상, 축사시설 5천㎡이나 면적 1만㎡ 이상 등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대상에 해당되는 사업, 주택법에 따른 2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농어촌생활환경정비사업 등의 인·허가를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음성군은 현재 미호천, 성산천, 도청천 등 3개 하천일대를 대상으로 모니터링 용역을 실시 중으로 해당 하천 인근에 분포되어 있는 축사 및 공장들의 현황을 파악,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질 오염량을 줄여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과거에는 배출허용기준에서 오염물질의 농도만으로 규제를 실시했으나 공장 등에서 유량을 증가시켜 오염물질의 농도를 희석하여 배출하는 사례가 적발되면서 현재 유량과 농도를 곱한 오염물질의 부하량으로 규제를 시작했다.
오염부하량(㎏/일)은 농도(㎎/ℓ)*유량(㎥/일)으로 현재 음성군에 할당된 부하량은 764.97㎏/일이다. 그러나 목표수질이 초과되면서 시행계획 수립 시 이 수치에 대한 재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대웅 의원은 “관내 공장과 택지 등을 대상으로 폐수 처리를 잘하고 있는지 여부를 재조사해야 한다”면서 “자칫하면 부하량을 할당받지 못해 정주여건 조성을 위한 새로운 사업들이 중단될 수 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인곡산단 조성사업, 일단 수면 아래로
일단 지난해 학교부지 등 문제를 해결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기로 했던 ‘대소삼정지구 택지개발 사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2018년 초 시행계힉 수립이전까지는 모든 인·허가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이대웅 의원은 “부하량 할당을 받을 때 까지는 정상적인 사업이 불가능하게 됐다”면서 “먼저 토지보상 등 절차를 이행해 나가면서 향후 추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하수종말처리장, 공공분뇨처리시설, 비점오염저감시설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 택지 등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점점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음성군은 이 같은 환경청의 지침을 미처 인지하지 못한 듯 ‘맹동 인곡산업단지 조성사업 동의안’을 불쑥 꺼내 들며 화를 자초했다.
특히, 찬반여부를 떠나 ‘성본산단 899억 원 보증안’ 통과로 불편해진 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지 실무 협약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자리였다”는 음성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냉랭한 의회 분위기를 미처 감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고병택 기자  marco17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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