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최대 상권으로 꼽히는 성안길 상가 곳곳에 임차인을 구하는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돈 벌기는커녕 가게 유지할 궁리에 바쁩니다. 힘들어도 너무 힘들어요.”

충북의 한 대학가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28)는 최근 두달째 가게문을 열지 않고 있다.

방학으로 학생들이 빠진 데다 무더운 날씨와 휴가철까지 겹쳐 근근이 이어지던 손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가게 문을 걸어 잠근 A씨는 한동안 지역 한 공장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로 일했다.

수입이 없는 상태로 넋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선택한 고육지책이었다.

A씨는 “대학가 특성상 방학을 타다 보니 더 어려운 것 같다”며 “장사가 안돼도 가게를 열어야 하지만 최저임금 때문에 사람을 쓰기도 부담된다”고 말했다.

예약손님 등을 주로 상대하는 대형 음식점들이나 유흥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나마 사람이 몰리는 유흥가에서 일본식 선술집을 하는 B씨(42)도 사정이 좋지 않아 업종 변경까지 고려하고 있다.

B씨는 “손님들이 있긴 하지만 간단히 자리하고 기분내며 지갑을 여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힘은 들어도 손님이 많으면 흥이 날 텐데 업계 말로 재미가 없다”고 했다.

지역 한정식 전문점과 중식당 관계자는 “회식 자제 분위기 등 단체 예약손님이 줄어 저녁에도 테이블 반을 채우기 힘겹다”며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해가 갈수록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관련 업종도 직격탄을 맞았다. 복수의 대리운전 기사는 “지역 주요 유흥가도 12시만 넘으면 콜 잡기가 힘들다”며 “무더위에 휴가철이 겹쳐 대리 수요가 준 것 같다”고 했다.

지역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이 울상이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살인적인 폭염과 휴가철, 높은 물가 등이 겹쳐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기 시간이 보장된다던 자영업자의 장점도 옛말이 됐다.

최저임금이 오르자 직원을 줄이고 가게에서 상주하며 일하는 업주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여기에 투잡까지 뛰는 업주 등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충북 청주의 최대 상권으로 꼽히는 성안길 한 건물에 위치한 음식점이 문을 닫은 채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상인들의 체감 수준을 넘어 폐업률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청주지역 소상공인 업종 폐업률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2.1%로, 같은 해 상반기(0.5%)보다 1.6%P 늘었다.

청주지역 업종 점포 수만 봐도 지난해 상반기 4만8203곳에서 하반기 4만6647곳으로 1556곳이 줄었다.

결국 지역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등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29일 열리는 소상공인생존권연대의 총궐기투쟁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은 꾸준히 오르지만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이 전혀 없다는 게 업계의 보편적 시각이다.

손한수 청주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역 점포 몇 곳만 가봐도 알겠지만 소상공인들 특히 골목상권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며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업주는 속절없이 직원을 줄이고 결국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에 자영업비서관이 생긴 점은 소통 창구가 생겼다는 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다만 어려움에 빠진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제대로 인식하고 정책에 반영해 나갈지는 지켜볼 문제”라고 덧붙였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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