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지난 23일 특별한 공연의 막이 올랐다.

한국문화재재단이 농악 유니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2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아리랑별곡’이 바로 그 작품이다.

‘아리랑별곡은’ 국내 최정상 여성농악단 ‘연희단팔산대’와 ‘서울발레시어터’의 합작품으로 국내 최초로 농악과 발레를 접목시킨 퓨전공연이다.

총 8개의 극으로 구성되었으며 농악과 발레의 합동공연은 물론 흥겨운 농악과 발레의 새로운 시도들이 돋보이는 공연이다.

공연은 기획과 연출을 맡은 진옥섭(제 58회 한국민속예술축제 예술감독)감독의 사회로 시작됐다. 진 감독은 재미있는 농담과 설명으로 관객석의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각 막이 시작되기 전 작품에 대한 설명을 통해 농악과 발레에 익숙하지 않을 관객들이 작품을 집중해서 볼 수 있도록 도왔다.

진 감독은 “품바와 꽃동네가 유명한 음성을 위해 ‘hope’라는 작품을 준비했다. 발레와 품바를 접목한 작품”이라고 말하며 “농악과 발레는 사실 멀리 떨어진 장르다. 하지만 오직 근육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공통점으로 가지고 있어 가장 가까운 장르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아리랑별곡’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퓨전이다. 전체적인 틀은 물론 세세한 공연의 구성역시 동서양의 어울림이 두드러진다. 막의 구성 역시 동서양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두 단체가 함께 펼치는 공연은 ‘아리랑별곡’과 ‘당산벌림’으로 모두 초연작이다.

공연의 제목이기도 한 ‘아리랑별곡’은 정선 아우라지를 출발해 충주 탄금대와 목계나루를 거쳐 서울 마포나루까지 소나무를 운반하는 떼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들의 목숨을 건 래프팅, 사랑과 이별 그리고 또다시 떼를 타는 인생의 순환을 표현한다.

‘당산벌림’은 공연 마지막에 진행되는 작품으로 경기도와 충청도 농악에서 나오는 진법(陣法)의 이름과도 같다. ‘ㄷ’자 대형으로 서서 그 안의 무대를 만들고 서로의 독무와 군무를 보여준다. 특히 농악의 연주에 맞춰 발레와 농악이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은 장관이다.

이와 더불어 제임스 전(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의 모던 발레 작품인 ‘도시의 불빛’은 24년 전에 만들어진 것임에도 세련된 연출력과 안무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한 김운태(연희단팔사대 예술감독)의 채상소고춤은 우리에게 익숙한 악기인 소고와 함께하는 독무로서 우리나라 농악만의 특별함을 선보였다.

진옥섭 감독은 김 감독을 “땅보다 공중이 편한 남자”라고 소개하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운태 예술감독은 6살 때부터 연희단과 함께 전국을 유랑한 진정한 춤꾼이다.

이번 공연에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후원을 받아 음성군 내 문화소외계층 180여명이 초대되어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던 단원은 단연 초등학교 1학년 정예담 학생이었다.

정예담 학생은 성인 단원과 견주어 손색이 없을 정도의 연주와 무용 실력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성인 단원들과 함께 ‘자반뒤집기’를 할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탄성이 쏟아졌다.

공연을 관람한 한 관객은 “즐거웠다. 특히 아이들에게 즐거운 경험이 된 것 같다”며 “음성에서도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약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공연은 관객석의 큰 박수소리와 함께 마무리됐다.

한편 음성예술회관에서는 오는 12일 러시아 야쿠티아 민속 무용 ‘북방의 빛’을 공연할 예정이다.

신수아 기자  estimes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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