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형 농민수당(농업인 공익수당)'이 조례 제정과 함께 2022년 1월 시행된다. 하지만 500억원이 넘는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7월 관련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시위.(뉴스1 DB).2020.10.4/© 뉴스1

현금 50만원 지급을 내용으로 하는 '충북형 농민수당(농업인 공익수당)'이 조례 제정과 함께 2022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연간 5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재원 마련 또한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여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4일 충북도에 따르면 '충청북도 농민수당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면서 2020년 1월부터 도내 농가에 연간 50만원이 지원된다.

대상 농가는 10만8000여곳으로 연간 예산만 544억원(도비 40%, 11개 시군비 6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급은 지역화폐로 가닥을 잡고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국비 지원 없이 전액 지방비로 충당해야 하는 만큼 수백억원에 달하는 예산 마련이 쉽지 않다.

처음 충북도가 영세농가 4500가구를 대상으로 한 농가 기본소득보장제 예산으로 약 35억원을 추산한 것을 따지면 5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충북도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을 조정해 일부 예산을 갹출하거나 특정 사업을 아예 폐지해 농민수당 예산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정부가 자치단체에 내려보내는 보통교부세를 4% 감액하기로 한 것도 농민수당 재원 마련을 쉽지 않게 하고 있다.

충북도는 이미 200억원 정도의 감액을 통보받은 상황이고, 농민수당을 함께 부담하는 도내 11개 시군 역시 규모에 차이만 일을 뿐 처지가 비슷하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방역 관련 예산 부담 가중과 함께 각 자치단체의 세입 감소까지 전망되면서 충북도의 재원 마련 고민을 더 깊게 하고 있다.

그나마 국비 부담 등의 내용을 담은 '농어업인 공익수당 지원 법률안'을 비롯해 국회에 발의된 관련 법안들의 통과에 다소 기대를 걸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다른 사업 예산을 줄이거나 폐지해 예산(농민수당)을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발의된 관련 법안들의 국회 통과를 위해 농민수당을 시행하거나 시행을 준비하는 다른 시도와 연대해 힘을 모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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