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반란’은 필요하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반란, 자기 자신의 틀을 깨는 반란 그리고 우리 사회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사회에 대한 반란이다.
‘유쾌한 반란’을 봉기하는 여성이 곳곳에 있는 사회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그런 장(場)의 도래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어떤 직업, 어떤 직장을 선택해야 내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까?
올라갈수록 점점 더 단단해지는 유리천장, 연줄로 얽힌 남성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똑같이 청운을 품은 남녀가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더라도 여성의 인생에는 단계마다 더 많은 굵직한 난관과 고민거리들이 도사리고 있다.
음성군 최초로 ‘최일선 행정수장’의 중책을 맡은 안은숙 원남면장, 여성공직사회에 새로운 지평을 넓히고 있는 그의 ‘유쾌한 반란’은 이미 시작됐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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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음성군정 역사상 최초의 여성 면장으로 발탁되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인사이동이 발표됐을 당시 소감이 궁금합니다.
지난 6월 30일 인사발령 방송이 나왔던 찰나의 순간 가슴벅찬 감동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 27년 공직생활의 설레임과 두려움, 울고 웃었던, 지나보니 모든 것이 행복하고 보람이었던 희노애락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특히 자신의 꿈과 건강보다 자식을 먼저 생각하며 딸 자식의 행복을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고 희생하신 부모님께 기쁨을 드릴 수 있어서 가장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엄마 손길이 늘 그리웠을 두 아들과 남편에 대한 미안함에 가슴 한켠이 아팠습니다.
음성군 총 732명(임시직 포함)의 공무원 중 남성은 467명(64%), 여성은 265명(36%)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음성군 공직사회에도 ‘여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것이죠. 유리천장이 깨졌다는 호평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민행정의 최일선 수장으로서 여성 공무원들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중압감도 존재합니다.
국가의 일을 맡은 사람을 공무원이라고 합니다.
헌법 제7조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공무원의 역할은 국민과 국가 전체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과 조직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적인 일과는 그 의미나 비중이 다릅니다.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국민의 봉사자로서 공무원에게 남성, 여성이라는 단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 누구든 각자에게 주어진 일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 땀과 노력의 가치가 소중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낙지자(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라고 합니다.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나에게 주어진 일이 무엇이든 낙지자(樂之者)가 되어 즐기는 삶을 살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정하고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공직자가 된다면 누구에게는 기회로 다른 이에게는 행운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합니다.
행정 분야를 두루 섭렵했으며 남성 못지않은 왕성한 추진력과 리더쉽 그리고 친화력까지 두루 갖춘 공무원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특히, 음성군의회 사무과장 재직시 군의원들과 논쟁도 마다하지 않는 '파워 우먼'의 모습이 기억됩니다. 이번 기회에 의원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지방자치에 있어서 지방의회는 주민에 의하여 선출된 의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그 자치단체의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기관을 감시하는 최고의사 결정기관입니다.
의원님들께서 원칙과 철학을 가지고 주어진 권한과 의무를 지혜롭고 성실히 수행하시어 군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행복한 음성군을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10만 음성군민의 대의기관으로 한분 한분이 작지만 소중한 소망에 귀 기울여 정책에 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열정적으로 끊임없이 공부하는 의원님으로 내 지역구 보다 음성군 전체를 위해 나무 보다 울창한 숲을 먼저 바라보는 통 큰 의정활동을 당부드립니다.
‘원남면’ 하면 ‘반기문 생가’가 먼저 떠 오릅니다. 그러나, 30개 리, 약 3,000명의 주민들의 실제 삶은 9개 읍면 중 여전히 낙후된 지역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고령화, 지리적 문제 등도 있겠지만 도시 발전이 더딘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남면의 청사진을 제시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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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원남면은 소재지를 중심으로 60억원이 투자되는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유엔평화관 건립사업에 125억원, 조촌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에 29억원, 품바재생예술체험촌 66억원, 37억원이 투입되는 지역행복생활권 사업인 ‘오감만족 새싹들의 체험교육사업’이 계획, 활발히 추진 중에 있어 지역발전의 호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에 이장님과 기관단체장을 비롯한 원남면 주민들은 인구 1만명을 넘어섰던 70, 80년대 원남면의 부활을 꿈꾸며 제2의 도약을 위해 많은 토론과 능동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방안을 모색하는 등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업이 마무리되면 원남면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활력있는 도시,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작지만 강한 교육의 도시, 볼거리 즐길거리 가득한 원남면 다운 도시로 새롭게 변모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공직사회에서 여성들이 차별받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성 역차별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반드시 원칙에 입각한 인사를 하겠다는 인사권자의 마인드가 가장 필요하겠죠, 안은숙 면장님의 존재가 특별한 이유입니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 아무리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언제나 그걸 처리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일단 시작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just do it!” “일단 한번 해 보세요!”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입니다.
안주하지말고 지속적으로 공부하면서 항상 깨어있을 때 자신과 세상을 위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조직이든 완벽하게 만족하며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조직은 없다고 봅니다.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조직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 조금씩 양보하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배려할 줄 아는 공직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안 면장님 부임 소식에 주민들의 기대도 크리라 생각됩니다. 주민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는 일이 우선이겠죠. 이를 위해 각 마을 이장을 비롯해 지역사회단체장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친근하게 다가가 마음을 나누고, 챙겨주는 ‘딸 같은 면장님’을 기대합니다. 주민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말을 잘하는 것보다 말을 듣는 게 우선이고,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거든 먼저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 경청하면서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것이 딸의 참 모습과 도리가 아닐까요?
그 말씀이 때로는 칭찬이고 때로는 채찍이 될지언정 바른 길로 인도하시려는 부모님의 깊은 마음이실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면직원 모두 명심하고 면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정직하고 겸손한 자세로 면민 여러분과 항상 소통하고 공유하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든 달려가 현장에서 답을 찾으며 주시는 사랑에 보답하겠습니다.
고향면장으로 걱정과 책임감이 앞서지만 부모님과 가족을 모시듯 성심을 다해 섬기고 면민 모두의 화합과 행복을 위하고, 낙후된 원남면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에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신수아 기자 estimes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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