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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충청칼럼> 보도블록 적폐 청산하자지자체마다 멀쩡한 블록교체 연간 수천억 혈세낭비
심의위 설치, 교체·보수대상 등 결정 적폐 청산해야
/뉴스1 충북·세종본부 이광형 대표

최근 청주 도심을 걷다보면 곳곳에서 연중행사가 돼 버린 보도블록 교체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헌 것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것을 보고 산뜻한 느낌을 받기보다 '왜 멀쩡한 블록을 교체하느라 세금을 쓰나'하는 마음에서 화가 난다.

지난해 연말에는 청주시 외곽도로(우회도로) 보도블록 교체를 목격하고 함께 걷던 일행과 함께 분통을 터뜨리며 이구동성으로 불특정 공직자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해당 지역 인도는 잡초가 나거나 낙엽이 쌓일 정도로 이용자가 없어 파손되지 않은 멀쩡한 블록으로 청소만하면 될 일이었다.

어느 지방자치단체도 자유롭지 못한 보도블록 교체 문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예산낭비 사례로 꼽힌다. 수십 년 간 이어져 온 적폐이지만 적폐 청산을 기치로 내 건 이 정권에서도 시정되지 않고 있다.

지역언론이 매번 지적해도 '소귀에 경읽기'로 바로잡히지 않는다. 청주시만도 4개 구청에서 매년 30억~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우리나라 자치단체가 광역 17개, 기초 197개인 것을 고려할 때 전국자치단체가 매년 보도블록 교체에 사용하는 예산만 수천억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줄줄이 세는 혈세에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할 지방의회와 시민사회는 '불감증'에 걸린 듯 침묵으로 일관하며 이 문제는 예산감시의 사각지대로 전락했다. 함량미달의 일부 지방의원은 되레 자기 지역구의 멀쩡한 보도블록도 교체해달라거나, 특정 제품을 선택해달라고 청탁까지 하는 형국이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교체방법과 시기, 모형 선정 등도 극히 비정상이다. 블록의 모형은 구청별, 지역별로 제각각으로 컬러아스콘부터 컬러콘크리트, 벽돌 등 10여가지에 이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교체되는 블록이 시민에게 무료 분양 돼 재활용된다고 한다. 해당 구청에서 버려진 블록을 사용할 시민을 선착순 접수해 무료 제공하는 데 대기자가 많아 모자랄 판이다.

멀쩡한 보도블록이 교체되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법의 잣대로 보면 해당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은 국고낭비로 국가에 대한 '배임'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 개인 돈 같으면 이렇게 쓰고, 제집 보도블록이라면 이렇게 교체하겠는가.

지금은 민속마을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볏집으로 엮은 초가집 지붕도 보도블록보다 더 오래 사용할 것 같다. 관련 업계에선 자치단체 보도블록 교체는 연말에 '예산털기'용으로 집중되며, 건설과장이 바뀌면 관행적으로 특허 제품을 조달청에 의뢰해 교체하는 것을 알고 수주전을 펼친다고 한다. 악취가 나는 대목이다. 

유럽 등 선진국과는 지나치게 상반된다. 이들 나라는 보도블록을 수십년 수백년 사용해와 지역의 역사를 대변하고 문화재처럼 돼 버렸다. 물론 훼손된 부분은 교체하는 데 그 것도 주변 건축물 등과의 미관에 맞춰 심의위원회가 결정한다.

분명 우리나라 자치단체의 보도블록 교체는 시민편익도, 도시미관도, 원칙도 없는 업자를 위한 예산낭비 행정이다. 더구나 사람이 바뀌면 교체하는 건 합리적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런 예산을 절약해 코로나19로 절규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사용한다면 생명수가 될 수 있다. 수십년 이어져온 이 적폐행정 퇴출을 위해 제안한다.

지방의회 언론 시민사회 등 각계 인사가 포함된 '보도블록교체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자. 심의위를 열어 교체 대상과 규모, 모형 등을 결정하면 된다. 엄청난 예산이 절감될 것을 확신한다.

시민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단체장으로 출마할 예비 후보들도 '보도블록 적폐' 청산을 공약하면 적지 않은 시민 공감을 얻을 것이다./뉴스1

음성타임즈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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