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충북 음성군이 지난해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공공시설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음성군 감곡면 농로 복구 모습.(음성군 제공)

지난해 여름 충북에서 가장 큰 비 피해를 본 지역은 충북 중북부지역이다.

충주와 제천, 단양, 음성, 진천은 7~8월 두 달간 쏟아진 비만 1000㎜를 넘어섰다. 이 비 대부분은 7월 말에서 8월 초에 집중됐다.

이 집중호우로 중북부지역은 산사태가 나 도로와 철로가 끊기고 살던 집이 토사에 묻혔다. 주택과 농경지는 물에 잠겼다.

피해 규모만 충주가 900억원, 제천이 710억원, 음성이 260억원, 진천이 500억원, 단양이 390억원 정도였다. 인명 피해는 사망 7명, 실종 1명, 부상 4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충주·제천·음성·단양 전 지역과 진천 일부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복구액은 피해액의 2배 정도이다.

복구 예산을 확보해 현재 복구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크게 기능복원과 개선복구로 나뉜다.

기능복원은 말 그대로 피해 전의 기능을 복원하는 공사이고, 개선복구는 기능을 개선해 복구하는 공사이다.

하천이 계획홍수위보다 낮거나 교량 등이 부유물이 걸려 제구실을 못하는 경우가 일부 있었다.  

문제는 올해 장마 전까지 복구를 완료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충북 음성군에 1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감곡면 주천저수지가 범람해 일대 인삼밭에 큰 피해를 줬다. 사진은 감곡면 주천리 인삼밭 비 피해 현장(뉴스1 DB)

현재 공정률이 평균 75% 정도인데 철근과 레미콘 등의 물량이 모자라 수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각 자치단체는 오는 7월 중순까지 기능을 할 수 있을 정도로는 복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여름 비 피해는 하루에 340㎜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소하천과 세천이 화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소하천과 세천은 자치단체 예산으로 관리해 와 예산 부족 등으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

실제 지난해 산사태는 소하천이나 세천 등이 빗물의 무게와 속도를 감당하지 못해 둑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올해는 정부의 재해복구비에 소하천과 세천 관리 예산이 반영된 게 다른 점이다. 다만 이 공사도 물량 품귀 현상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비 피해를 본 자치단체들이 입을 모아 항구적 복구를 외쳤지만, 올해도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일단 지난해 큰 비 피해를 본 주민은 다시 집중호우가 내리면 피해가 반복될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음성 감곡면 주천리에서 인삼 농사를 짓다 인근 주천저수지가 범람해 1만2000㎡ 면적이 물에 잠겼던 A씨는 "지금도 응급조치 상태 그대로이다"라며 "자루에 흙을 담아 쌓아놨는데 햇빛에 노출돼 자루가 부서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액만 3억~4억원인데 재난지원금으로 3000만원 정도 받았다"며 "어떻게 살라는지 막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산사태로 주택 1층까지 매몰됐던 충주시 엄정면 비석마을의 한 주민은 "수로를 넓혀달라고 했는데 시멘트로 보강만 해 놨다"며 "집중호우가 내리면 또 수로가 넘칠 게 뻔한데 왜 일을 그렇게 해 하는지 모르겠다"고 우려 했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지난해보다 일주일 이상 늦춰진 7월에 시작하고 한반도 북쪽의 찬 공기와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돌하면서 폭우 위험은 더 큰 것으로 전망했다. /기사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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