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소방관 활동 자료사진.(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DB

충북 소방당국 내에서 불거진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문제가 10년 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일부 소방관은 1심에서 승소해 가지급 형태로 수당을 받은 반면, 문제 삼지 않은 소방관 수백명은 여전히 권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006년 11월~2010년 4월 분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한 소방관은 1143명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162억원에 달한다.

이 중 231명은 2010년 3월 충북도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 69억5000여만원을 가지급 형태로 돌려받았다.

1심 재판부는 "'예산 범위 안에서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한다'는 지방공무원보수규정은 초과 수당 지급에 관한 예산 항목이 있으면 수당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문제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나머지 소방공무원 912명이다. 초과근무수당 미지급액은 약 92억원 규모다.

현재로서는 이들 소방관을 구제할 방법은 딱히 없다. 법이 정한 임금채권 소멸시효(3년)도 한참 지나 소송 제기도 불가능하다.

초과근무수당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배경에는 모호한 규정이 자리한다. 당시 규정은 초과 수당을 예산 범위 내에서 지급하게 돼 있었다.

쉽게 말해 정규 근무 외 100시간을 넘게 근무해도 예산 범위를 벗어나면 일정분만 인정했다는 얘기다.

그나마 기대를 걸어볼 만한 부분은 앞서 소를 제기해 수당을 가지급 받은 소방관들의 확정판결이다.

1심 판결이 나온 뒤 도는 판결이 대법까지 유지되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소방관도 형평성 차원에서 배려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도는 곧바로 항소했고 해당 소송은 10년 가까이 대전고법에 계류 중이다.

소방 관계자는 "지금 당장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소방관들이 미지급 수당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도 방침대로라면 최종 확정판결에서 같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권리 보장 차원에서라도 판결 여부와 관계없이 소방관들에게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선배 충북도의원(더불어민주당·청주2)은 "원론적으로 따지면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경우 그 권리가 소멸하지만 당시 소방관들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건 도정에 협력한다는 취지로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방관 사기 진작 차원에서라도 장기간 이어져 온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문제를 시급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이날 열리는 393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소방관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문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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