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곳 없는 음성지역 노동자들에게 무료상담과 법률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음성노동인권센터 제8차 회원정기총회가 지난 16일 금왕읍행정복지센터 2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음성군 노동인권 개선의 작은 밀알이 되겠다던 약속을 한지 8년차다. 그동안 센터는 권리에서 소외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지난 2015년 3월 3일 전국 군단위로는 최초로 개소한 음성노동인권센터는 이제 음성군을 넘어 중부권 노동인권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초기 음성노동인권센터에는 음성지역의 노동자들의 상담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 입소문을 타면서 충주시, 제천시, 괴산군 등 인근 타 지역 노동자들의 상담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청주노동인권센터를 이용하는 진천군과 증평군을 제외하고,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인근 지역의 노동자들이 음성노동인권센터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지역 주민들이 음성노동인권센터의 존재를 모른다는 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관심 부족, 열악한 재정자립도 등은 센터의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왼쪽부터) 천윤미 홍보실장, 박윤준 상담실장, 정윤미 집행위원.

이날 정기총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소수의 회원들만 참석해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보고 2022년 활동에 대한 결속을 재다짐했다.

특히, 이날 참석자들은 ‘작은 사업장, 차별없이 휴게시설 설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공유하며 유대감을 다져 나갔다.

이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 233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이 중 법률지원 45건, 조정지원 5건이 이루어졌다.

무료법률지원은 임금체불 진정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서가 주를 이뤘고,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서 고소장, 근로감독청원서 등의 서면지원이 뒤를 이었다.

조정지원은 제도적 구제절차를 거치지 않고 센터가 직접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의견서 전달, 유선통화, 사업주 면담  등 사건에 따라 다양한 방식이 선택됐다.

상담건수 별로는 임금 38.1%, 해고 및 인사 11.9%, 산업안전 9%, 직장 내 괴롭힘 6.7%, 고용보험 6.4%, 노사관계 2%, 비정규직 0.3% 순이다.

노동인권문제를 지역사회에 공론화 시키는 계기도 마련했다. 

지난해 10월 센터의 상담활동과 정보공개청구 자료 등을 종합해 음성군의 노동정책을 진단하고 향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일하기 좋은 동네 음성군 만들기,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윤준 상담실장의 ‘2021 음성지역 노동실태’, 천윤미 홍보차장의 ‘음성군 노동행정의 문제점과 과제’ 등이 발표됐다.

또한 지난해 6~7월에는 충북노동자교육공간 ‘동동’과 2021 가장자리 4개 강좌를 공동주최하기도 했다. 이밖에 3차례의 노동법 . 노동인권 교육, 연구모임, 독서모임 등도 실시됐다.

이날 박윤준 상담실장은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깨닫고,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게 된다. 저에게는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음성군 내 노동정책과 부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한 일도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며 “앞으로 지역 통·번역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주노동자와의 상담도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음성노동인권센터는 일체의 비용을 받지 않는 비영리단체로 임금체불, 산업재해 등 각종 노동사건을 법률적으로 대리한다.

기타 문의사항은 금왕읍 소재 음성노동인권센터 전화(043-882-5455)로 하면 된다.

영상/유호성 기자. 글/고병택 기자  estimes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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