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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Ⅱ/ “주민 삶은 뒷전, 기괴하고 파괴적인 정책을 세련되게 포장”<기고문> 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상담실장
‘선택, 음성군수 후보자 초청 토론회’ 관전평

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22일 앞두고, 음성군수 예비후보자들을 검증하는 첫 방송 토론회가 열렸다.

MBC충북이 개최한 ‘선택 2022 음성군수 후보자 초청 토론회’가 지난 10일 오후 5시 55분부터 1시간 동안 MBC충북 지상파 채널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구본상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조병옥 예비후보와 국민의힘 구자평 예비후보가 참여해 치열한 설전을 펼쳤다.

이를 지켜봤던 군민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특히 진영에 따라 “자신들이 우위를 점했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 놓기에 바쁘다. 과연 그럴까?

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상담실장의 관전평을 11일 농촌/농업, 노동, 12일 인구, 교통, 기후위기, 토론주제 등 6개의 담론을 2회에 걸쳐 싣는다. 이제 유권자의 시간이다./편집자주

 

(왼쪽) 박윤준 상담실장. 오른쪽 위 /조병옥 예비후보. 아래 /구자평 예비후보.

* 인구

음성군 인구는 꾸준히 늘어나다가 2016년 9만7천여 명으로 최고치를 찍었다가 현재는 2012년보다 낮은 9만2천 명대로 줄어들었다.

두 후보 모두 음성군의 인구 늘리기를 급선무 과제로 여기고 정주여건 개선책으로서 병원, 산후조리원, 체육시설, 아파트 공급 등등을 언급했다.

먼저 조병옥 후보가 군수 재임시절 2030년까지 15만 인구 달성하여 ‘음성시’로 승격하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를 바꿀 수 없다면, 유출인구보다 유입인구를 늘리는 방법밖엔 없다.

다시 말해 다른 지자체와 '인구 경쟁'을 붙겠다는 의미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어이가 없는 것은 모든 단체장 후보들이 인구를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지역의 유입은 또 다른 지역의 유출인 상황에서 인구 경쟁이 주요 공약으로 등장하는 꼴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모든 지역이 저마다 특색을 갖고서 살만한 동네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지금 우리 지역에 깃들어 살고 있는 사람이 안전하게, 건강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 아닌가?

정주여건이란 외부 사람을 꼬드기기 위한 마케팅이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사람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개선책이 되어야한다.

그런데 주민이 겪고 있는 생생한 이야기가 두 사람의 공약에서는 들리지 않는다.

 

조병옥 예비후보가 주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MBC충북 유튜브 캡쳐)

* 교통

시민의 기본권인 '이동권'은 "중부내륙선 지선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 주제에 모두 함몰되었다. 두 사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비수도권 시민의 이동권은 "서울로 이동할 권리"를 의미하는 것 같다.

서울 가서 수술하고, 옷 사고, 학교/학원 다니고. 그래야하지 않겠냐는 거다. 지역을 스스로 식민지로 여기고 서울, 수도권에 의존하게 만드는 가장 최악의 교통시스템이 광역철도망만 강화된 교통시스템이다.

지역과 동네를 기반으로 오밀조밀하게 경제활동을 하고, 필수적인 재화,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려면 충분하고 안전한 인도, 장애인/비장애인/노약자 모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높은 질의 동네 버스, 순환 버스, 지선 버스, 자전거 도로, 완행 기차가 모세혈관처럼 촘촘하고 정교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그래야 지역 내에서 자원순환이 이루어져 생태계에 부하가 줄어들고, 지역 경제도 튼튼해진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인도가 패이고, 자전거 도로가 끊겨서 위험한 시내.. 사람들은 돌아다니지 않고 차만 타고 다닌다.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집 밖에 나가 동네 구경하는 건 위험해서 꿈도 못 꾼다.

동네 상권에는 파리만 날리고 다들 경기도에 가서 쇼핑하고 청년들은 청주, 대전, 서울에 가서 논다. 지역 공공의료체계는 무너지고, 지역민더러 KTX타고 서울로 가란다. 음성에서는 KTX를 타려면 무궁화호를 타고 오송역까지 가야한다.

전국의 모든 지역 간의 관계를 각각 중심이 있는 다핵적이고 수평-유기적인 관계로 설정하지 않고, 어느 한 거대 도시(메가시티)에 종속적인 위치로 두게 되면 지역이 지역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할 역량을 모두 빼앗기게 된다.

그리하여 지역 고유의 특색은 점차 사라지고,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의 정책과 예산 교부에 기생하며 자립성을 잃어버린다.

음성군의 살림은 조병옥 군수처럼 도청으로, 중앙부처로 가서 굽신굽신해서 돈이라도 따와야 뭔가를 할 수 있는 지경이 되었다. 그런데 어쩌나 다른 지자체장들도 마찬가지 사정이라고 기웃거리고 있을텐데.

 

구자평 예비후보가 주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MBC충북 유튜브 캡쳐)

* 기후위기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고 얼마 전부터서는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 기후재난, 이제는 기후재앙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국경과 지역 경계를 불문하고 영향을 미치는 지구적 현상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한시라도 빨리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 도시구조, 생활양식과 문화의 획기적인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토론회에서는 조병옥 후보의 말("전세계는 지금 탄소절감,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나가고 있습니다")에서만 곁다리로 등장했다.

왜 탄소절감을 해야 하는지, 기후위기의 정치경제적 원인은 무엇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는지, 등 현실 분석과 판단이 통째로 비워진 채로 "미래 먹거리(=신산업)"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 얘기하고 있다.

농촌을 내버려둔 상태에서 "미래 먹거리"라는 단어 조합은 기괴하게 들릴 뿐이다. 신산업 육성은 태양광, 수소전지 기업들의 이윤은 챙겨줄 수 있을 진 몰라도, 기후위기를 야기하고 있는 성장 중독 체제를 가속화할 뿐이다.

시민의 삶은 뒷전이고 기업 잇속만 챙겨주는 괴상한 정책이 세련된 정책처럼 포장되는 꼴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 더 많은 에너지, 더 많은 생산, 더 많은 소비를 추구하는 파괴적인 경제체제를 이제 멈춰야할 때다.

 

* 마지막으로 토론 주제와 관련해서, MBC충북이 제시한 공통질문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음성군 미래성장 동력, 전략은? 2. '중부내륙선 지선 국가철도망 반영' 해법은? 3. 음성군, 시 승격을 위한 로드맵은? 마치 객관적인 주제인 것처럼 보이나 앞에서 애기한 성장주의, 사람보다 경제지표를 우선시 하는 불합리, 수도권 중심주의 내지는 지역 식민주의, 인구 경쟁, 인구 성장론, 메기시티에 대해 아무런 비판 의식이 없는 주제였다.

정치에서 형성된 담론이 이렇게 치우치게 된 데에는 공영언론의 책임이 크다.

두 후보 모두 토론을 준비하느라 애쓰셨다. 지역을 향한 애정과 열정 모두 느낄 수 있었지만 아쉬운 점이 있어 부족하지만 나름의 평을 남겨본다.

[이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음성타임즈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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