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가 설립 46주년을 맞았다. 설립자 오웅진 신부를 비롯 수도자·직원들이 ‘사랑합니다’를 그려 보이고 있다.

꽃동네 설립의 계기가 된 故최귀동 할아버지(왼쪽)와 당시 무극성당 오웅진 주임신부.

2022년 9월 8일은 성모탄생축일이자 꽃동네 설립 46주년을 맞는 날이다.

이날 꽃동네는 오전 6시 대성당 미사를 시작으로 오후 1시 30분에는 예수성심센터 부지 인근인 ‘은혜의 성모상’ 앞에서, 오후 4시에는 꽃동네낙원에서 수도자들과 봉사자들이 참석한 46주년 기념미사가 오웅진 신부의 주례로 연이어 봉헌됐다.

오웅진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46주년을 맞은 오늘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꽃동네 초기 의지할 곳 없이 길가나 다리 밑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내 이름으로 맞아들이면 나머지 것은 다 책임져 주겠다는 말씀을 믿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 미사를 봉헌하는 이 자리는 앞으로 예수성심센터가 들어설 곳이고 이곳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꽃동네 영성을 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신부는 “지난 46년을 돌아보며 그동안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리고 진정한 하느님의 뜻을 따라 ‘행동하는 사랑’을 실천해 갈 것”이라며 “항상 꽃동네를 사랑해주시고 꽃동네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회원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꽃동네 설립 46주년 기념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오웅진 신부.

복지·행복·교육·사랑…꽃동네영성 ‘심화’

꽃동네의 역사는 46년 전 무극성당 주임신부로 발령받은 오웅진 신부가 병든 몸을 이끌고 동냥밥으로 죽어가는 걸인들을 먹여 살리고 있던 최귀동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이후 꽃동네는 음성을 비롯하여 가평, 청주, 옥천, 서울, 강화, 인천에 공동체를 설립하고 의지할 곳 없고 얻어먹을 힘 조차 없는 행려병자들을 맞아들였다. 

또한 가정과 사회로부터 버려지고 소외되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사랑의연수원’을 설립했고 국내외 수 많은 사람들이 연수를 통해 참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체험했다.

그 후에도 네 가지 사도직인 복지, 행복, 교육, 사랑 사업을 통해 꽃동네영성을 심화시켰고 1996년 필리핀에 첫 수도자 파견을 시작으로 해외로 진출했다. 

현재 방글라데시와 우간다, 아이티, 미국, 캐나다, 로마, 파라과이, 자메이카, 아르헨티나, 파나마, 베네수엘라,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16개국에 공동체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아무도 보살피지 않는 길가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꽃동네 설립 46주년 기념 야외미사.

코로나19 여파…꽃동네 긴 침묵의 시간

한편 꽃동네는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필수인원을 제외한 외부와의 접촉을 금한 채 긴 침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음성과 가평을 비롯한 전국의 꽃동네는 국내 감염확산이 시작되자 곧바로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가톨릭교회의 방침에 따라 종교적 모임이나 행사를 일체 중단했다.

또한 미사는 꽃동네방송을 통해 중계되어 전국의 시설에서 TV를 통해 봉헌되고 있다.

현재 자원봉사자 등 외부의 손길이 끊기면서 수도자들과 직원들의 몸과 마음도 지쳐가고 있지만 이들은 어김없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병택 기자  marco17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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