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남면 공무원 폭행 · 협박 현장 CCTV 캡쳐. (사진 안쪽) 엄벌탄원서 전달 모습.

전국공무원노조 음성군지부는 12일 오전 군청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31일 원남면에서 발생했던 악성 민원인의 공무원에 대한 폭행·폭언 및 협박 행위 등을 규탄하고 이에 대한 엄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공무원 700여 명의 서명을 받은 엄벌탄원서를 음성경찰서에 제출했다.

공무원노조 음성군지부에 따르면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민원인은 지난달 31일 오후 4시 50분경, 원남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본인 명의가 아닌 농지취득자격증명 첨부 서류의 복사본 발급을 요구했고, 발급이 불가함을 안내하자 민원창구에서 폭언·욕설과 함께 인주도장 등 기물을 파손하는 등의 소란을 일으켰다. 

그 과정에서 가해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가해자 옆에 서 있던 팀장의 목을 가격하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고, 팀장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고 외상후스트레스(PTSD) 증상을 보이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또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분리하는 과정에서도 직원들을 향해 ‘자신의 이번 행위는 기껏해야 벌금 처벌이다.’라고 엄포를 놓고, 경찰관에게 연행 중에도 ‘두고보자.’라며 추후 해악을 고지하는 등의 협박도 했다고 밝혔다. 

이후 가해자의 지인은 오히려 피해자를 불친절 민원 응대로 진정 민원을 제기하고 피해자가 음성군 주민임에도 불구하고 수사과정에서 관할 이전을 요구하며 수사를 방해하는 등 후속 가해를 멈추지 않았다는 주장도 했다.

공무원노조, 원남면 공무원 폭행 · 협박 민원인 엄벌 탄원 기자회견 모습.

공무원노조, 원남면 공무원 폭행 · 협박 민원인 엄벌 탄원 기자회견 모습.

이날 강기해 지부장은 “향후 우리 조합원을 향한 범법행위를 인지하는 즉시 가해자에 대한 적극적이고 무조건적인 고발과 피해자에 대한 민·형사상의 소송 지원과 각종 감사 청구에 대한 대응 지원 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직자의 마땅한 의무인 친절과 부당한 굴종을 분리할 것”이라며 “위법하고 부당한 악성 요구에 굴종하지 않은 자세를 보인 우수한 직원이 불친절했다는 음해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음성군에서는 일절 없을 것”임을 선언했다. 

또한 악성 민원의 법적 대응을 위한 컨트롤타워 지정, 가능한 모든 지원을 피해자가 즉시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시스템 구축을 기관에 요구하고, 수사기관에는 가해자의 엄벌을 통해 행정을 바로 세우고 주민들의 권익을 보호해 줄 것을 탄원했다. 

강기해 지부장이 원남면 공무원 폭행 · 협박 민원인 엄벌 탄원서를 음성경찰서에 전달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최상규 충북본부장은 악성민원 대응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소극적인 대응을 지적하고, 지자체 주도의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구제,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민원범죄 예방 및 사후처리 기구 설치 등을 촉구했다.

홍국희 전국공무원노조 수석부본부장은 “지난해 3월 창원군에서 일어났던 유사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무집행방해죄를 인정,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포함한 모든 민원범죄에 대해서도 엄벌해 사회적 인식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조에 따르면, 지난 2월경 생극면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의 지원을 위해 현장에 나갔던 복지직 공무원에게 민원인이 기르던 중대형 개를 가져와 직원을 물으라고 협박하는 사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편집/유호성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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