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장애인정책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모습.

음성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18일 음성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의 안전한 이동권을 위한 현실적인 특별교통수단 확보, 바우처 택시 도입, 24시간 운행 및 공휴일 이동지원 등에 대한 예산을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비롯 충북 · 충주 · 청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음성민중연대, 음성노동인권센터 등이 참석해, 연대의 의지를 다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교통약자의 안전한 이동권 보장, 의료취약계층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의료체계 구축,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체계, 안전한 자립생활을 위한 시스템 구축, 장애인 인권실태조사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음성군에서는 장애인이 출산을 하기 위해, 보조기기 처방 및 장애진단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의 병원으로 가야 하는 실정”이라며 “장애인 전문병원 확보는 물론 보조기기 및 의료진단을 음성군 내에서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음성군의 정책은 아직도 장애인을 분리하고 배제하고 차별하는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며 “4월 20일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을 기점으로,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이 사회에 외쳐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음성군청 전호현 복지정책과장과의 면담 모습.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음성군청 전호현 복지정책과장과의 면담이 진행됐다.

이날 면담에서는 장애인 이동권의 기본정책인 특별교통수단이 집중 도마에 올랐다.

‘음성군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 운영조례’ 제8조에 의하면 특별교통수단의 이용자는 장애의 정도가 심하면서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사람과 65세 이상의 사람으로서 버스 등의 이용이 어려운 사람 또 혼자서 외출이 곤란한 사람 등으로 되어 있다.

교통약자는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이 따를 수 있는 사람을 총망라한다.

장애인의 경우, 사정은 더 절실하다.

음성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음성군의 중증장애인 수는 3,408명이지만, 현재 음성군은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 수를 1599명으로 정하고 있다.

이 수치는 ‘장애인 중 보행이 어려운 사람’을 집계한 정부기관의 공식적인 통계자료라는 게 음성군의 설명이다.

그러나 조례에 의해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약자까지 포함하면 이용자 수는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법정 운행 대수로도 이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실과는 크게 동떨어진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음성군에 국한하지 않는 전국적인 문제로, 반드시 국가차원에서 개선되어야 할 숙제이다.

그나마, 음성군의 경우 이용 장애인 150명당 1대꼴인 법정 운행 대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기자회견 모습.

법정기준 대수는 교통약자법 시행규칙 제5조에 1급~2급 장애인 200명당 1대로 하고 있고, 2019년 7월 1일 이뤄진 ‘장애인등급제 단계적 개편’에 따른 특별교통수단 이용대상자 확대로 인해 장애정도가 심한 장애인 150명당 1대로 조정됐다.

음성군의 법정 대수는 11대로, 아직까지도 3대가 모자라는 실정이다. 군은 올해 상반기 1대를 추가 도입하고, 연차적으로 법정 대수를 채워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별교통수단 1대당 도입 가격은 약 9천2백만원으로, 국비 50%를 제외하면 음성군이 실제 부담하는 예산은 약 4천6백만원에 불과하다.

매년 약 9천억원에 달하는 음성군의 예산 집행과정을 조금만 들여다봐도, 음성군의 장애인 이동권 확보예산이 얼마나 인색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재원이 부족한 게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다.

또한, 장애인 전문의료체계 구축, 보조기기 및 의료진단 처방과 관련해서는 “관내 해당 병원과의 협의가 우선이다. 보조기기 업체와도 의견을 나눠 보겠다”고 답했다.

매번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음성군의 장애인 복지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애인 이동권’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리이다.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영상편집/유호성 기자. 글/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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