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풍제2 일반산업단지 토지이용계획도, (빨간선 원내)폐기물처리시설 부지. 당초 투자의향서에는 연간 폐기물발생량이 2,414톤으로 명시되어 있다.

음성군 대소면 대풍리 일원에 추진되고 있는 ‘대풍제2 일반산업단지’가 지역사회에 새로운 논란거리로 부각될 전망이다.

대풍제2 산단은 971,709㎡(약 29.4만평) 면적에 총 사업비 2,455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기간은 2023년부터 2029년까지 7년이다.

민간개발방식으로 4개사가 SPC를 구성해 추진되고 있다.

토지이용계획안 구성비는 산업시설용지 62.5%, 지원시설용지 1.3%, 복합시설용지 2.2%, 공원녹지 7%, 공공시설용지 17.8, 폐기물처리시설 7.2% 등이다.

지금까지 474,095㎡(전체부지의 53.6%)의 토지가 확보됐고, 식료품 제조업, 금속 강공제품 제조업 등 7개 업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17일 충북도에 투자의향서가 제출됐고, 음성군은 지난달 21일 검토 결과를 충북도에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시행사가 제출한 투자의향서 일부 내용이 실제 사업계획과는 전혀 다르게 적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음성군의회 제355회 임시회 예산결산특위, (왼쪽부터) 김영호 의원, 유승희 과장./음성군의회 생방송 캡쳐.

“용역업체에서 수치를 잘못 계산해 기재”

이와 관련, 음성군의회 제355회 3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 24일 속개된 가운데, 이 같은 사실이 실제였음이 재확인됐다. 

이날 김영호 의원은 “주민들이 원하지 않은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계획과 관련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유승희 기업지원과장은 “지난주 시행사와 용역사에서 다녀갔다. 투자의향서를 제출했고 사업설명을 (완료)했다. 앞으로 농업지구 해제 및 진입도로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폐기물처리시설은) 당초 투자의향서에는 폐기물발생량이 기준 이하로 들어왔지만, 이후 (용역업체에서) 수치를 잘못 계산해 기재했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설치를 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연간 폐기물발생량 2,414톤, 실제는 5만5천톤 ‘23배’

본사가 확보한 당초 제출된 투자의향서에 따르면 ‘폐기물 원단위 산정량 연간 2,414톤으로 법정 의무 설치조건에 해당되지 않으나, 설치계획 수립’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연간 폐기물 발생량이 2만톤 이상, 조성면적이 50만㎡ 이상인 산업단지를 개발, 설치 또는 증설 시 폐기물처리시설을 의무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투자의향서대로라면 대풍제2 산단의 경우, 조성면적이 약 97만㎡로 50만㎡ 조건은 충족했으나, 폐기물 발생량이 연간 2,414톤에 불과해 의무설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날 유승희 과장의 답변에 의하면 "용역업체측이 수치를 잘못 계산해 기재했다"는 이해할 수 없는 해명이다.

총 사업비 2천5백억에 가까운 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민간개발산단의 투자의향서치고는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사가 음성군에 재차 확인한 결과, 잘못 기재했다는 폐기물 연간발생량은 5만5천톤으로, 당초보다 20배가 넘는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1일 음성군이 충북도에 회신한 검토결과는 연간 폐기물발생량 2,414톤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5만5천톤이었으면 회신내용도 분명히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음성군 관계자는 “충북도에 회신한 이후, (시행사측이 음성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5만5천톤의 산출자료를 새롭게 제시했다”면서 “아직까지 공식적인 주민설명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초 투자의향서에서 오류가 발견된 만큼, 도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재 제출토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규모 폐기물처리시설로 인한 주민 및 환경피해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재검토해 다시 회신하는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산단조성,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도구 전락?

한편,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며 추진되고 있는 산단조성이 합법적인 대규모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대소 성본산단에서 100만톤 폐기물처리시설이 이미 가동되고 있고, 금왕테크노밸리 150만톤, 삼성테크노밸리에서는 약 147만톤 등이 추진되고 있다.

폐기물처리시설 부지를 유보지로 남겨놓은 인곡산단의 경우에도 설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폐기물관리법에 의하면 영업구역을 제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의 외부 폐기물(지정폐기물 포함)이 반입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앞서 지난 2020년 금왕읍을 뜨겁게 달궜던 금왕테크노밸리산단 폐기물매립시설도 당초에는 “산단 내 자체 폐기물만 매립한다”고 했으나, 결국 전국의 외부 폐기물 반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대풍제2 일반산업단지 위치도.

박덕흠 · 임호선 의원, 관련 법률개정안 발의 · 계류 중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회 차원의 움직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박덕흠 국회의원은 지난 2021년 6월 일정 규모 이상의 산단 등에 설치하는 폐기물처리시설에 타 지역 폐기물 반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임호선 국회의원도 같은 해 2월 소각장 등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할 때 인근 주민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하고 사업계획서에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시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정작 설치 예정지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법적 절차가 없어 일부 업체의 사업강행과 주민의 실력행사 등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 왔다. 

이번 법안은 시・도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주민공론화위원회를 설치해 주민의견 등을 수렴하고 업체가 제출하는 사업계획서에 공론화위원회 적정개최 여부를 명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폐기물처리시설에 따른 주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및 지원계획 마련 여부 등을  검토한 후 사업 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현재 두 개 법안 모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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