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향을 봉행한 이천향교 유림 및 이천시 율면 유도회원들.

신미양요 당시 순국한 충장공 어재연 장군과 아우 어재순 그리고 전몰 군관들의 영령을 기리는 춘제향이 지난 5일 봉행됐다.

함종어씨 충장공파 후손을 비롯 이천향교 · 율면 유도회원 등은 경기도 이천시 율면 산성1리 생가 사당인 충장사에서 매년 음력 3월 16일과 9월 16일 두 차례 제사를 지내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3년째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치러져왔다.

그러나 이천향교에서 초헌, 아헌, 종헌을 맡은 올해 춘제향은 음성향교의 유림들도 대거 자리를 함께해, 신미양요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재)충장공 어재연 장군 추모 및 신미양요 기념사업회' 어재선 이사장은 49위 헌관을 맡아 제를 올렸다.

춘제향을 봉행하기 위해 충장사를 방문한 음성향교 유림들.

음성향교 오택진 전교는 “그동안 마음은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참석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재연 장군의 4대손인 어재선 이사장은 “모처럼 제대로 된 제향을 지내게 되어 기쁘다. 특별히 음성향교에서 방문해 주셔서 더욱 뿌듯한 행사가 된 것 같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과거) 음성군에 할아버지 묘역이 있는 인연으로, 2년 정도 음성향교에서 제향을 지냈다. 이후 40년 넘게 소원해 졌다. 오늘 너무 고마운 발걸음을 해 주셨다”며,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신미양요 호국영령 충장공 어재연 장군과 전몰 군관들을 기리는 춘제향이 봉행되고 있다.

충장사는 충장공 어재연 장군을 모신 사당으로, 입구를 거쳐 안으로 들어가면 내삼문인 쌍충문에 어재연과 그의 아우 어재순의 충신 정문이 있다.

충장사 본당에는 어재연 장군과 아우 어재순, 군관 4분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 또한 작은 사당에는 당시 전몰한 진무아영 임지팽, 조선군사 49인, 무명의 회령호포군의 위패가 있다.

지난 1975년 창건 이래 한 번도 끊이지 않고 매년 제향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어재연 장군은 1871년(고종 8년) 신미양요 당시, 미합중국 전함 5척과 1,230명의 무장병력을 맞아 한성방어 전략요충지인 광성보에서 절대 우위의 화력과 병력을 가진 적을 3백여 부하 장졸들과 함께 결렬히 죽음으로 막아 낸 호국영령이다.

당시 미국 상륙군부대 부부대장 슐레이 소령은 ‘조선군은 그들의 진지를 사수하기 위해 용맹스럽게 싸우다가 모두 전사했다. 아마도 우리는 자신의 가족과 국가를 위하여 그토록 강력히 싸우다가 죽는 국민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기록하기도 했다.

음성군 대소면 성본리에 호석원형분으로 조성된 충장공 어재연 장군과 동생 어재순의 '쌍충묘'

고종 황제는 어재연 장군과 어재순 등 두 영령의 순국충절을 기려 군력을 동원해 현재의 음성군 성본리에 국립묘지인 ‘쌍충묘’를 조성했다.

지난 2014년 10월 2일 충청북도 문화재위원회는 음성군 대소면 성본리 산 22-1 번지 일원에 위치해 있는 규모 800m²의 어재연, 어재순 묘소 2기를 '충청북도 기념물 제162호‘로 지정했다.

지난 2018년 10월 후손들에 의해 '(재)충장공 어재연 장군 추모 및 신미양요 기념사업회'가 설립됐다. 음성군 금왕읍에 재단본부를 두었다.

현재 재단은 추모시설 정비 및 관련 학술세미나 개최, 신미양요 전쟁박물관 건립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상편집/유호성 기자. 글/고병택 기자  marco17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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