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가 열린 가섭사 전경.

가섭사 상인 주지스님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가섭사 상인 주지스님,

축사를 전하고 있는 조병옥 음성군수.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가 열린 가섭사.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 말사인 음성 가섭사는 지난 24일 오전 가섭사 경내에서 중고제·호걸제 시조 염계달 명창 독공처 기념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를 개최했다.

중고제 기초 등 판소리 ‘성음 표준’을 만들었던 염계달 명창은 서양음악의 바흐 같은 존재이자, 우리나라 판소리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염계달 조선시대 명창과 관련한 중고제 판소리 축제는 국내 처음이다.

2023년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는 염계달 소리의 가치와 판소리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가섭사 상인 주지스님은 “불교는 전통음악인 판소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우리나라 최고 판소리 명창을 키워 낸 사찰이 바로 음성 가섭사”라고 소개했다.

가섭산은 ‘이 산의 암자에서 불도를 닦다 입적한 스님의 몸을 싱싱한 보리수 잎과 가지가 덮고 있었다’는 설화에서 유래될 만큼 불교와 관련이 깊은 산이다.

현재 가섭사를 지키고 있는 상인스님은 2015년 6월부터 주지의 소임을 맡고 있다.

조병옥 음성군수는 “오늘을 계기로 가섭사에서 추진하는 판소리 축제가 음성을 넘어서 대한민국 대표축제, 글로벌축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뒷받침을 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채수찬 문화체육관광과장은 “염계달 명창에 대한 고증작업과 종합적인 연구를 통한 선양사업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음성군 설성문화제와 연계한 판소라 경연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 참석자들.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 공연 모습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 공연 모습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 공연 모습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 공연 모습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 출연자들.

(왼쪽부터) 전인삼 명창, 김수연 국창, 채수찬 과장.

판소리는 지역적 특징에 따라 소리제를 형성하고 있는데, 전라도 동북지역 소리제를 동편제(東便制), 전라도 서남지역 소리제를 서편제(西便制), 경기와 충청지역 소리제를 중고제(中古制)라 부른다.

이번 축제는 경기·충청지역 소리를 기반으로 하는 판소리 유파인 '중고제'를 중심으로 처음 열리는 판소리 행사다.

염계달은 추천목과 경드름 등의 판소리 창법을 창안했는데, 이날 출연자들은 판소리 5바탕 중 염계달 창법이 들어간 한 대목씩을 소리했다.

먼저 김수연 인간무형문화재 국창은 판소리 수궁가의 한 대목을 중고제 창법으로 선보였다.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인 전인삼 명창,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이수자 채수정 명창, 판소리 명가인 서산 심씨 가문의 마지막 후손 이애리 충남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 조교 등도 출연했다. 

외국인 소리꾼들도 이번 무대에서 판소리 주요 대목을 들려줬다.

카메룬 출신의 프랑스 국적 소리꾼인 마포 로르는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을, 아르메니아 출신인 헤본디얀 크리스티나는 춘향가 중 ‘어사, 장모 상봉’을 각각 선사했다. 

이 밖에 김영희 연주자의 ‘심상건류 가야금산조’, 황은진 소리꾼의 춘향가 중 ‘십장가 뒤의 풍경’, 전미선 명인의 해금 독주 ‘지용구류 해금산조’와 ‘그리스 음악’ 등이 공연됐다.

판소리 장단과 공연 연주 장단은 이승엽 대구시립국악단 단원이 맡았다.

특히 이번 축제를 기념해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이 집필한 ‘중고제·호걸제 판소리 시조 염계달 명창과 수궁가’ 서적(가섭사·국악음반박물관 편, 그래서음악 발행)이 출판됐다.

판소리 국제교류 세계화를 위해 추진된 가섭사 · 부탄왕국간 MOU 체결 모습.

김한영 주한부탄왕국명예총영사관이 가섭사에 귀환 탱화를 기증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판소리 국제 교류 세계화를 위한 ‘국제 문화예술 자매결연’도 추진됐다.

음성 가섭사는 이날 부탄왕국과 MOU(업무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가섭사와 부탄왕국은 이번 MOU를 계기로 앞으로 상호 전통가무악 초청 공연, 연구, 출판 등 국제 문화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한영 주한부탄왕국명예총영사관은 이날 부탄왕국의 귀환 탱화를 음성 가섭사에 기증하고, 가섭사 상인 스님도 김 영사관에게 탱화 등을 기증했다. 

염계달 명창의 수행 당시 득음처로 알려진 장소.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 참석자들.

한편 염계달 명창은 조선 후기 순조 · 헌종 · 철종 때 활약한 중고제와 호걸제 판소리의 원류 명창으로 조선시대 대표적인 8대 명창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추천목과 경드름 등 중고제, 호걸제의 시초를 여는 독창적인 판소리를 창안했다.

중고제 판소리 시조로 꼽히는 염계달은 음성 가섭사에서 10년간 수행하면서 득음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판소리는 2003년 11월7일 유네스코 2차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등재됐다.

영상/음성군청. 글/고병택 기자  marco17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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