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기 작가.

오늘도 카페처럼 잘 꾸며진 탁구장을 찾는다.

집에서 5분여 거리에 있는 음성새마을금고 5층, 승강기 없는 건물이라 계단을 오르는데 처음엔 숨이 차고 힘들었지만 한 달쯤 지나니 가뿐히 오르내린다.

그곳 1~2층은 금융기관, 3~4층은 헬스클럽, 5층은 탁구장이다.

5층 입구에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70여 켤레 운동화가 진열된 신발장이 우뚝 서있다. 

운동화를 갈아 신기도 전에 안에서 ‘톡탁 톡탁’ 경쾌한 소리가 들린다. 문을 활짝 열고 반갑게 인사하는 내게 회원들도 “어서 오세요” 반색하며 환영을 한다.

안내 현수막이 산뜻하게 걸려있는 실내 한쪽으로는 개인 사물함이 질서정연하게 놓여 있고 70여명의 회원 현황판과 미술작품, 탈의실, 휴게실이 가지런히 설치되어 있다. 

무미건조했던 회의실에 탁구대 6대, 선풍기, 냉난방기, 냉장고가 구비되고 곳곳에 예쁘게 커튼이 설치되니 여느 사설탁구장 보다 정감이 넘치는 최신식 카페와 탁구장이 꾸며졌다. 

처음에 이곳은 시설도 열악하고 환경도 좋지 않았지만 회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내집처럼 잘 가꾸어 가면서 건강을 지키는 운동공간은 물론, 잠시 차를 마시며 담소도 나누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휴게공간으로 탈바꿈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멋진 공간이 탄생되기까지는 인테리어를 도맡아 하신 회장님의 재능기부 공이 크다. 

우리 회장님은 중공업 엔지니어신데 어찌나 솜씨가 좋은지 뚝딱하면 금방 공간이 새로워진다. 

택시영업을 하는 총감독님도 탁구장 내 깨끗한 환경과 안전관리를 총괄하며 회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가끔 실내가 지저분하면 엄할 때도 있지만...

이 공간은 지난해부터 음성새마을금고에서 커다란 회의실을 전용 탁구장으로 전환하여 지역주민에게 제공한 체육시설이다.

여기 이사장님은 탁구동호인들이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5층 회의실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배려해 주셨다. 

또한 무릎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게 마루시설을 설치해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주셨다.

여기에 또 읍내에서 성우건축사를 운영하시는 총감독님 친구가 혼자서도 연습하고 탁구를 할 수 있는 연습용 로봇을 기증해주어 많은 회원들이 유익하게 이용하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지역민과 소통하고 건강을 증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상생의 경영일 것이다.

우리 동호인들은 365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회원간 화합을 이루고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되어 기쁘고 늘 감사한 마음으로 탁구장을 애용한다.

탁구장은 언제나 활력이 넘치고 정감이 오간다. 배려의 공간이기도 하다.

2명 또는 4명이 파이팅을 외치며 서로 코치도 하고 배우니 모두가 스승이고 제자가 된다. 

모든 운동이 그러하듯이 탁구는 서로 존중하고 질서를 지키는 품격 있는 스포츠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운동량이 많아 운동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안성맞춤 운동이다.

치매 예방과 눈 건강에도 좋고 전신운동이며 사계절 운동이 바로 탁구다. 나는 어느새 탁구 예찬론자가 되었다.

탁구공의 무게는 2.7g으로 골프공의 20분의 1에 해당한다고 한다. 탁구의 역사는 1900년대 초이고 우리나라에는 1924년경에 들어왔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탁구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자긍심을 심어준 대표적인 스포츠이다.

과거 사라예보의 기적을 일구어낸 이에리사를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림픽과 각종 국제대회에서 국위선양에 앞장서 왔다.

지금도 자랑스러운 국가대표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우리 대한민국은 탁구강국으로 그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최근, 탁구 신동 신유빈 선수는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실업팀에 입단하였다고 한다.

탁구가 바로 행복이라는 신념하에 땀 흘리며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면서 국내외 대회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땐 마음이 자못 흐뭇하기만 하다.

우리 탁구동호인들은 유명한 탁구 국가대표는 아니지만 서로 배려하는 마음만은 국가 대표급 선수들이다.

수시로 나눔과 기부로 탁구장을 화합의 장으로 승화시키는데 1등 선수가 된다.

여기 새마을금고에 탁구장이 생기고 시설도 좋다는 입소문이 나자 너도나도 운동을 하겠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아마도 조만간 공간 부족으로 신입회원을 받지 못할 상황이 올 것 같다. 

이참에 각급 기관의 유휴 건물을 지역주민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주어 주민들 건강도 지키고 지역화합을 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도 나는 카페처럼 조화롭게 꾸며진 새마을금고 탁구장에서 정이 듬뿍 든 회원들과 오손도손 ‘톡탁 톡탁’ 행복을 담은 탁구공 소리를 들으며 탁구를 온전히 즐기고 있다.

<작가 약력>
 ⚪『문학미디어』 수필 신인상 수상, 등단(2022년) 
 ⚪ 한국문인협회 음성지부 부회장
 ⚪ 음성군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장
 ⚪ 충청북도교육청 홍보대사
 ⚪ 하당초등학교 총동문회장
 ⚪ 국제로타리 3740지구 음성클럽 회장(전)
 ⚪ 음성군청 행정복지국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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