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심종화 위원장 대해, 박흥식 의원.

한적했던 시골마을 주민들이 ‘공장설립 철회’를 요구하는 머리띠를 멘 채 거리로 나서고 있다.

음성군 음성읍 소여리 710번지 일대 36개 필지에 부지면적 58,118㎡(약 17,580평), 건축면적 19,500㎡(약 5,898평) 규모로 추진되는 S사의 공장설립에 반대하는 마을주민들의 고단한 싸움이 1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S사의 업종은 구조용 금속 판제품 및 공작물 제조업으로, CG합성보, FAC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이다. CG합성보는 강재와 콘크리트의 장점을 결합해 만든 압축성 구조부재이며, FAC 기둥은 CG합성보를 떠받치는 건축공사용 제품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1년 여 전부터 업체측이 ‘물류센터용’이라는 명목하에 본격적으로 부지매입에 나섰고, 마을주민 및 외지인 소유의 일부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이후 주민간 찬반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해 9월 주민들은 마을이장을 새롭게 선출하는 등 전선을 재정비해 나갔다. 

80여 가구 200여 명의 주민들 중 대다수가 ‘결사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업체측도 공장설립 승인 신청을 위한 법적·행정적 절차 이행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2일 공장설립(계획) 승인 신청서가 접수됐고, 주민들은 5일 후 곧바로 반대입장을 음성군에 전달하는 등 팽행한 긴장감이 예고됐다.

이후 2차례 진정민원이 접수됐고, 3차례에 걸친 업체측과의 면담이 마련됐으나, 양측간의 간극을 좁히는데는 실패했다. 

매주 3차례 음성군청 앞에서 1인시위 및 반대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마을 주민들.

심종화 위원장 대행 “공장 들어서지 못하도록 끝까지 싸울 것”

지난 29일 오후 소여2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의 반대투쟁을 이끌고 있는 공장설립반대추진위원회 심종화 위원장 대행과 박군일 이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음성군의회 박흥식 의원도 함께 했다.

이날 심종화 위원장 대행은 먼저 “마을 한 복판에 거푸집 공장을 짓는다고 해서 1년이 넘도록 반대투쟁을 하고 있다”며 “그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음성군청 앞에서 반대집회를 열었고, 최근에는 매주 월,수,금 3일간 1인시위 및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장부지로 연결되는) 진입로는 소여리는 물론 초천리 주민들, 골프장 방문객 등이 수시로 드나드는 길이다. 여기에 공장이 설립되어 대형차량까지 운행되면 안 그래도 좁은 길에 교통사고 위험이 커질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심종화 대행은 “현재 (공장설립 승인 신청에 필요한) 국유재산(국도) 용도폐기건, 개발행위허가건 등에 대해 오는 11월 30일까지 보완 요청되어 있는 상태”라며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해 공장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공장설립 승인 신청을 위해서는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문화재 지표조사, 도로점용허가, 농지전용허가, 산지전용허가, 국유재산 용도폐지, 개발행위허가 등에 대한 8가지 관련법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8가지 중 6개 항목은 진행이 완료됐고, 국유재산 용도폐지 및 개발행위허가 등 2가지는  아직까지 미완료된 상태이다.

국유재산(국도) 용도폐지는 대체도로 개설방안이 계획 중이며, 개발행위허가건은 ‘음성군의 보완 요구를 이행 중’이라는 업체측의 요청으로 처리기한이 3차례 연장됐다.(3월 31일→6월 30일→8월 31일→11월 30일) 

그러나 주민들은 “해당 국도는 인도가 없는 찻길을 피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생명줄 같은 도로”라며 “대체도로 개설은 필요없다. 현 국도를 그대로 사용토록 해줘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왼쪽부터) 박군일 이장, 심종화 위원장 대행, 박흥식 의원.

박흥식 의원 “1차 목표는 군계획위원회 자문심의 부결”

박흥식 의원은 “공장부지 마을 진입로는 노인보호구간에 접해 있어, 대형차량에 의한 고령의 어르신들의 교통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의원은 “3차 처리기한 동안 보완 요구를 다 강화시켜 군계획위원회 자문심의에서 부결시켜, 충청북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게 1차 목표”라고 했다.

박 의원은 “최초 물류업체가 들어온다고 했으나, (실제는) 금속공작물업체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알고, 1년 여동안 주민들이 반대투쟁에 나서는 것”이라며 “음성군의회 차원에서 주민들과 최대한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박군일 이장은 “최근 음성읍이장협의회를 통해 각 마을 이장들의 공조를 확인했다”며 “음성읍 이장들의 협조를 받아, 음성군에 공장설립 철회 입장을 공동 건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장설립은 이미 8부능선을 넘어서고 있다. 마을주민과 S사간의 대화 통로 재개를 위한 음성군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월요일 아침 7시 30분부터 음성군청 앞 1인시위에 나선 심종화 위원장 대행.

소여2리 및 인근 초천리 주민들, 공장설립 반대 진정민원 

진정민원서에서 주민들은 “공장에서 설치한는 저감대책만으로는 각종 유해물질과 소음, 분진, 진동 등 피해를 막을 수 없어,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어 “지금도 잦은 교통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좁은 진입로에 대형차량이 운행시 주민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용도폐기가 거론되는 국도는 마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주민들의 생활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도로”라고 주장했다.

영상편집/유호성 기자. 글/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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