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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설립한 물류센터 직원을 사칭해 외상으로 농수산물을 공급받은 뒤 잠적하는 '탕치기' 수법으로 수십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총책 A씨(52) 등 2명을 구속하고, 공범 4명은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나머지 납품책 2명은 추적하고 있다.

A씨 일당은 지난해 12월부터 대전과 음성에서 유령 법인을 차려놓고 도매업자에게 농수산물을 공급받은 뒤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다.

이들은 서울시가 설립한 물류센터 창고 일부를 임대한 뒤 거짓으로 작성한 거래약정서, 명함 등을 도매업자들에게 보여주며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해 줄 것처럼 속였다.

범행 초기에는 1000만~2000만원가량의 물품을 사들인 후 대금까지 지급해 신뢰를 쌓았다. 이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납품 규모를 크게 늘린 뒤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했다.

사들인 물품은 장물업자를 통해 반값에 판매해 수익금을 확보했다.

이같은 범행 수법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4명, 피해 금액은 35억원에 달한다.

A씨 등은 범행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직원 사이에서도 가명을 사용했고, 대포폰과 차명계좌 등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수사망을 피했다.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면 범죄 수익금의 40%를 배분받는 조건으로 바지사장인 B씨가 처벌을 받아왔다.

지난 7월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전국의 유사한 사건을 병합해 이들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2개월간의 추적 끝에 대구에서 A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총책인 A씨는 20여 년 가까이 유사한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등 31차례의 동종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조직범행임이 드러나지 않아 피소될 경우에도 큰 처벌은 받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덕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은 "조만간 공범까지 검거해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거래실적과 업체대표 명의, 계좌 명의, 실제 거래 상대방 명의가 일치하는지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거래해야 한다"고 말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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