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대소면 오산교 하천변 왕벚나무.

음성군 곳곳이 외래 해충인 미국흰불나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무성해야 할 가로수 잎들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도시미관을 헤치고 있다.

미국흰불나방은 1958년 북미에서 유입돼 도심 가로수나 활엽수, 농촌 과수목 등의 나뭇잎을 갉아 먹는 해충으로 피해가 심할 경우 수목이 고사한다.

흰불나방 애벌레는 먹이가 없으면 주변 다른 수목으로 이동해 피해를 입힌다. 최근 이상고온 현상으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나방은 2019년 이후 감소하다가 올해 폭염·폭우 영향으로 유충의 생존·활동량이 늘어나고 성충 발생 시기도 예년보다 빨라져 피해가 커지고 있다.

보통 연 2회 발생하며 수피 틈이나 지피물 밑에서 번데기로 월동한다. 성충은 5월 중순~6월 상순, 7월 하순~8월 중순에 나타나고, 유충은 5월 하순~6월 상순, 8월 상순~10월 상순에 나타나서 가해한다.

지난달 18일 제359회 임시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왼쪽부터) 김영호 의원, 석철한 과장./음성군의회 생방송 캡쳐.

지난달 18일 제359회 임시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이날 김영호 의원은 산림녹지과의 세출예산설명 자리에서 “대소지역 하천변 왕벚나무들이 가지만 남아있다. 방제를 했다고 들었는데 (현장에) 가 보면 가지만 있다”며, 대대적인 방제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그나마 남아있는 잎에도 요즘에는 (미국흰불나방이) 하얗게 거미줄처럼 붙어있다. 성산천, 미호천 나무들도 가지만 남아있다. 이렇게 엉터리로 관리할려면 읍면에서 관리토록해야 한다는 불만의 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석철한 과장은 “나무 생육에는 크게 지장은 없다. 흰불나방으로 인한 피해로 확인된다. 올해 여름 무더위로 흰불나방이 유독 많이 번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최대한 적기방제를 해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금왕-생극간 36번 국도변 가로수 피해 현장.

그런데, 지난 2일 대소면 오산교 하천변 및 금왕-생극간 36번 국도변 수 백그루의 가로수 실태를 현장 취재한 결과, 피해는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

이에 대해 김영호 의원은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수차례 건의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10월 임시회 군정질문에도 포함시켰다”며 “한 마디로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지속적인 방제활동이 필요한데 일회성에 그칠 뿐, 뒷북만 치고 방치되어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음성군 전역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관리부서가 각각 다르다. (예산을) 읍면에 재배정해서 마을별로 맡기면 지속적인 방제작업이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대소면 명품 가로수길’ 조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철저한 사전방제 및 관리대책이 시급히 수립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의원은 “미호천, 성산천 일대에 식재된 나무들도 30% 정도가 고사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 묘목을 식재할 경우, 조경업체가 3~4년 정도는 의무적으로 사후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예결위 당시 “가로수 병해충 퇴치를 위한 빠른 대처에 감사드린다”고 했던 송춘홍 의원은 “이후 다시 현장을 재조사해 보니, 상황이 더 심각해 진 것을 확인했다. 보여주기식 일회성 소독에 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10월 임시회 때 제대로 따져 나갈 것”이라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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