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행사인 환송공연 관람을 마치고 석별의 정을 나누고 있다. 이날 남북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했다.

6·1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남북이슈가 정국을 휩쓸자 충북 보수 야당이 고민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을 지렛대 삼아 대여공세를 강화하던 차에 남북이슈가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입장에선 지방선거 최대 악재를 만난 셈이다.

이 때문에 야당은 판문점 선언에 대해 견제구를 날리며 분위기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신용한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후보는 1일 “새로운 통일시대 경제개발에 충북은 없었다”며 이른바 ‘충북 패싱론’을 들고 나왔다.

신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안’은 한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한반도를 H형태로 개발하는 3대 경제벨트가 구상안의 핵심인데, 그 핵심에 충북은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시종 지사가 우선 추진하고 있는 ‘강호축’이 5차 국토개발계획에 반영되지 않을 여지가 매우 높다. 강호축 우선 주장은 국민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도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라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강호축'은 기존 경부축 위주 개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강원과 충청, 호남을 잇는 개발축을 말한다. 이 지사가 공을 들이는 충북 개발 구상이다.

정우택 의원 페이스북 캡처.

앞서 한국당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번의 만남으로 호들갑과 성급함은 금물”이라며 판문점 선언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정 의원은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의 담장이 바로 허물어지는 것은 아니지요”라며 “확실하고 완전한 북핵 폐기의 이행과 검증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의 경제협력과 평화수역 설정 합의에 대해서도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들의 발언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북 정상회담 이슈가 선거 분위기를 압도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지난달 26일에도 “지방선거는 지역 행정을 이끌 일꾼을 뽑는 선거인데, 일꾼들의 비전과 정책이 큰 이슈에 파묻히는 과정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실제 그의 우려대로 남북이슈가 블랙홀로 작용하면서 야당은 이달 말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긴장하며 지켜봐야 하는 처지에 몰리고 있다.

만약 북미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온다면 야당은 더 큰 악재가 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야당 후보들이 ‘판문점 선언’으로 더 코너에 몰리고 있다”면서 “야당 유력 후보 선거사무실 조차 유권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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