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즌을 보내던 부산 KT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외인 교체와 부상 선수들의 복귀를 발판으로 반등의 불씨를 살리기 시작했다.

KT는 지난 2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83-81로 승리했다. 앞서 18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길었던 13연패의 사슬을 끊었던 KT는 이 승리로 시즌 첫 연승을 맛봤다.

314일. 2015-16시즌 2월9일 울산 모비스, 2월12일 서울 SK를 상대로 2연승을 기록한 이후 10개월 여만에 맛본 연승의 맛이었다.

KT의 올 시즌은 시작부터 삐걱댔다. 애초에 약체로 평가받던 전력이었지만 외국인선수를 비롯해 주전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력을 꾸리기 어려웠다. 신인급 선수들로 버티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고, 외인의 경쟁력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맥없이 패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40점차 패배가 두 번이나 있었고 전반전에 일찌감치 승부가 갈리는 일이 허다했다. 어쩌다 좋은 경기력이 나올 때도 승부처에서 무너지는 일이 많았다.

탈출구가 없어보이던 KT에게 최근의 2연승은 너무나 반갑다. 물론 여전히 승률(4승18패-0.182)은 2할이 채 되지 않고 순위가 최하위인 것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13번을 내리 진 KT에게 최근의 2연승은 많은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새로 교체한 외인들이 팀에 녹아들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KT는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팀을 떠난 실질적 1순위 크리스 다니엘스, 건강하나 기량이 떨어지는 래리 고든 등 두 외인을 모두 내보내고 리온 윌리엄스, 맷 볼딘을 영입했다.

둘 모두 국내무대 경험이 있어 빠른 적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에이스' 역할을 해줄 득점력은 부족하지만 팀 플레이와 수비 등의 공헌도가 높다는 점은 강점이다.

기대대로 윌리엄스와 볼딘 모두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윌리엄스는 초반 3경기만 해도 공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지만 이후 3경기에서 연속으로 20득점을 넘기며 공격 일선에 나서고 있다. KT가 2연승한 경기에서 연거푸 19개의 리바운드를 잡는 등 평균 13.7개의 리바운드를 건져내고 있다는 점 또한 높이가 약한 KT에게는 반가운 부분이다.

볼딘 역시 화려함 보다는 안정적인 플레이가 돋보인다. 2, 3쿼터로 출전 시간이 제한되지만 지난 시즌 LG에서 그랬듯 팀플레이를 중심으로 힘을 불어넣고 있다. 1, 4쿼터에는 벤치에서 가장 활발하게 '치어리더' 역할을 해내기도 한다.

하나 둘 돌아오고 있는 부상 선수들도 KT의 전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조성민과 김현민은 여전히 이탈 중이지만 박상오와 김종범, 김우람 등이 복귀해 쏠쏠한 활약을 해내고 있다. 이들은 2연승 기간 동안 외곽에서 꾸준히 득점을 올려주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제는 일말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어느 팀보다도 힘겨운 시즌을 보내던 KT는, 이제부터라도 농구다운 농구로 제대로 붙어보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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