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오른쪽) 충북지사와 전상헌 전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 2016.8.29/뉴스1 © News1

전상헌 충북도경제자유구역청장이 31일 항공정비(MRO) 청주공항 유치와 이란 2조원대 투자 불발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충북도가 공을 들인 MRO 사업이 불발된 지 5개월여 만이다.

전 전 청장은 이날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충북 미래 100년을 이끌 조직”이라며 “직원 모두가 충북경제 4% 달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초대 청장으로 부임한 지 3년 7개월 만에 불명예 퇴임을 한 것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날 퇴임식에 앞서 서울출신인 전 청장에게 명예도민패를 전달했다.

전 전 청장은 지난해 9월 첫번째 사표를 제출했다. 당시 이 지사는 “청주국제공항 MRO 사업부진의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면서 “경자청장의 사표수리는 현시점에서 도익(道益)을 고려할 때 부합하지 않다”고 반려했다.

그러면서 “당장 사표를 수리할 때 그를 대체할 만한 유능한 전문가를 영입하기가 쉽지 않고, 영입한다 해도 1~2년은 업무파악하다 시간을 소모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당시 강공법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도의회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파상공세를 불러왔다. 새누리당은 야당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 MRO특위를 가동하며 이 지사를 압박했다.

결국 전 전 청장은 지난해 12월 두 번째 사직서를 제출했다. 충북도가 이란의 2조원대 청주 오송 투자 유치와 청주공항 항공정비산업(MOR) 유치 포기를 공식 선언한 날이다.

당시 유예됐던 사직서가 이날 처리된 것이다. 그의 사임은 도정의 불신을 자초한 만큼 잘잘못을 떠나 경자청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버티기로 일관했다면 충북도와 도의회간 갈등은 계속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도의원들도 책임행정 측면에서 전 전 청창 물러나는 게 순리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전 전 청장이 사실상 2조원대 투자 유치와 MRO 무산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새누리당은 이번 파문에서 충북도에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상처뿐인 승리'라며 도의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기류도 있다. 도의회 다수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저격수’가 아닌 도정을 책임지는 수레의 한 축 역할을 맡아야한다는 주문이다.

“도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경자청장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던 이시종 지사에게도 도의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촉구하는 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의 한 도의원은 “이란 투자유치 불발과 MRO 좌초는 이 지사의 명백한 실정”이라며 “제2의 경자청 파동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는 만큼 일단 터트리고 보는 보여주기식 행정은 이제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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