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충남 논산 한 축사에서 축협 방역담당 직원이 구제역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2017.2.8/뉴스1 © News1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축산농가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뜨겁다.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의 소에 대해 항체 형성률을 조사한 결과 19%, 5%에 그쳤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후 축산농가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구제역을 불렀다는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백신 구입비 부담이나 착유량·가축 증체율(체중증가율) 저하 등을 이유로 농가가 백신 접종을 기피하거나 아예 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또한 냉장 보관(2~3도)했던 백신을 미지근한 물에 담가 상온(18도)에서 접종해야하는데 이런 가이드라인을 어겼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마디로 농민 탓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공공 수의사들이 백신을 접종한 농가에서도 기준치 이하로 나오면서 당국의 해명이 무색해졌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6일 구제역이 확진된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발생지역 500m 안 한우·육우 농장 9곳의 항체 형성률은 54.4%였다.

이 가운데 농가에서 직접 접종한 경우 40.3%, 공공 수의사가 접종한 경우는 68.9%의 항체 형성률을 보였다.

모두 기준치인 80%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또한 앞서 8일 충북도가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소의 항체 형성률 97.8%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소의 항체 형성률이 80% 미만이면 과태료를 내야한다. 가축전염병예방법은 항체 형성률이 80%에 미달하면 1차 200만원, 2차 400만원, 3차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돼 있다.

문제는 수의사가 접종한 경우도 기준치를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구제역 발생이후 충북도가 발생농가 500m내 9곳과 반경 3㎞내 11곳 등 20개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의사가 직접 접종한 보은 한 농가의 경우 항체 형성률이 18.8%로 나타났다.

소 16마리에 백신을 접종했는데 3마리에서만 항체가 생긴 것이다

이처럼 수의사가 접종한 곳도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백신 효능에 대한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수의사가 직접 접종을 한 농장에서 기대치 이하의 항체 형성률이 나와 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으로선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구제역 발생농장 농장주는 “군청에서 하라는 대로 했는데 (구제역 발생의) 책임을 농가에 돌리는 것 같아 답답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현행 가이드라인에는 50마리 이하 소규모 농장은 수의사가 직접 접종하고, 50마리 이상 대형 농장은 농장주가 직접 백신을 접종하도록 돼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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