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북도 예산정책협의회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2경부남이분기 유치위원회는 이 대표에게 제2경부고속도로 남이 경유와 KTX세종역 백지화 등을 요구했다.

다른 지역은 (모두) 찬성하는데 충북만 (KTX 세종역 신설을) 반대한다. 강호축이라는 큰 사업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작은 간이역을 반대해서 되겠느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이 발언이 충북을 뒤집어놓았다.

더군다나 이 대표의 이 발언이 충북 안방을 찾은 자리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충북은 더 충격을 받은 듯하다.

물론 이 대표가 “예타(예비타당성 조사)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사업을 진행하느냐. 지금은 예비타당성 조사도 신청하지 않았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세종역 신설 강행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이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도 배치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선 전날 진행된 마지막 충주, 청주 유세에서 “세종역 설치 여부는 충청권 지자체의 합의에 따르겠다”고 공약했다.

당시 문 후보는 “충북도민 여러분, 세종역 때문에 맘 고생 많으시죠”라며 이렇게 약속했다.

이후 양 지자체 갈등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고, 민간단체인 'KTX 세종역 저지를 위한 충북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의 저지운동도 중단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5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행한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경제성 대비 편익성(B/C)이 0.59로 나오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통상적으로 국책 SOC 사업은 편익성 조사 결과가 1에 못 미치면 사업 시행이 어렵다. 최소 0.8 이상은 돼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8일 오후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지역 현안사업 지원을 건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춘희 세종시장이 올 들어 예타조사를 다시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양 지역 갈등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의 “충북만 반대한다”는 초강경 발언이 나온 것이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곧바로 “이 대표가 집권당 대표가 맞느냐”며 발끈하고 나섰다.

도당은 9일 성명을 내고 “결자해지를 통해 지역간 갈등을 불식시키고 소모적 논쟁을 중단시켜야할 책임을 진 집권당 대표가 또다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KTX 세종역 신설을 충북만 반대한다고 했는데 많은 전문가와 충청인의 견해를 무시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세종역 신설 재추진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그동안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던 ‘KTX 세종역 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대위’도 강력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미래당 등 야당도 가세할 것으로 보여 논란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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