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소년들이 미술활동 등으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다.

음성군의 장애인가족 지원 조례가 제정된 지 2년을 훌쩍 넘긴 지난해 12월,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설치에 필요한 예산이 군 의회를 통과한 뒷면에는 군민 11,630명의 서명을 받아 가족지원센터 설치를 군에 건의한 음성군 장애인 부모연대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다.

10만 음성군 주민의 11%가 넘는 인원의 지지서명을 받는 만만치 않은 수고스러움도 엄마들의 힘 앞에서는 큰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음성군 장애인 부모연대는 2014년 장애인 부모들이 금왕읍에 위치한 음성군 WE센터 내 특수지원센터에서 시행한 부모교육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교육에 참가한 부모 10여 명이 주축이 돼 ‘전국 장애인부모연대’ 충북지부 산하 음성군지회로 출발했다.

 2003년 설립된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장애인 권익옹호, 정책연구개발, 복지사업운영 등 장애인의 실생활에 관한 전반적인 부분에 걸쳐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전국적으로 17개 지부와 165개 지회가 운영되고 있다.

장애인 부모연대는 “장애인들이 태어나서 학령기와 전환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자립기에 이르러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한다.

석덕순 회장은 “특히 발달장애인은 지체장애와 인지장애의 중복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타 장애인에 비해 사회적 도움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발달장애인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관련 법령에서도 발달장애인을 ‘지적 장애인, 자폐성 장애인’으로 분류하고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다.

법령에도 명기돼 있다시피 발달장애인은 타인의 도움 없이 독립적인 생활이 곤란하다. 따라서 학령기나 전환기는 물론 자립기에 이르러서도 인적, 물적으로 사회의 도움이 절실히 요구되지만 현실은 그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현재 음성군의 실정은 학령기 발달장애인 교육을 위한 각 학교의 특수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로 충북 반도체고의 경우 20명이 한 반으로 운영될 정도로(권장정원 7명) 거의 모든 학교의 장애인 특수반이 정원초과 상태에 있다.

그나마 그 학급들도 특수교사와 보조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장애인 부모들이나 자원봉사자들의 참여 없이는 원활한 운영이 어려운 상태다. 또 자립기 발달장애인들의 독립생활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전환기 교육시스템이나 자립기 거주시설 등은 전무한 상태다.

석 회장은 특히 “저소득층 맞벌이 부모 발달장애인 가정에서 장애인 자녀를 돌보기 위해 가족들이 생업을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장애인 가정의 생계와 직결되는 ‘방과후 돌봄 사업’이나 ‘방학기간 돌봄 사업’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제시했다.

음성군 장애인 부모연대는 그 해결책의 일환으로 2015년에는 제주도 창암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엘린’과 창암교육재활센터를 견학하고, 2016년 1월에는 영국 London Kingstern지역을 방문하는 등 특히 현재 발달장애인 가족에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주간보호(돌봄)시스템, 장애인 직업재활 시스템, 자립 주거시스템에 관련된 자료를 수집해서 음성군에 적용할 수 있는 발달장애인 지원시스템의 모델링 작업을 미리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벤치마킹 대상으로 전국최초의 중증장애인 평생교육시설인 전주시의 ‘디딤돌평생교육센터’를 선정하고, 음성군에도 ‘디딤돌평생교육센터’와 같은 장애인 평생교육기관을 설립하는 일을 숙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디딤돌평생교육센터’는 장애인에 관한 전반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장애인의 실생활과 직결된 요리, 자기표현 등 20개의 여가문화 프로그램과 바리스타, 요양보호사 보조 등 4개 직업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엑셀2007 자격증 등 10개의 정보화 프로그램 외 동아리활동과 교양교육까지 비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센터에 준하는 다양한 장애인 평생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음성 장애인 부모연대는 이와 함께 ‘퍼스트 잡(First Job) 직무지원 사업’과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서비스 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First Job직무지원’은 ‘한국 장애인 개발원’에서 미국의 장애인 직업훈련 성공사례를 모델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중증 장애인 직업재활을 일반 사업장에서 현장중심훈련(OJT)에서 실시할 수 있도록 전담교사나 코치(Job-Caoch)를 지원해주는 사업으로 2016년 경남에서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결과 훈련수료율 54.2% 취업률 45.8%(수료자 대비 84.6%)의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서비스’는 보건복지부 에서 지난 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사업을 확대 시행하는 사업으로, 장애인들이 각자가 원하는 취미활동을 하면서 여가를 즐기는 가운데 주간 돌봄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운영함으로써 장애인들의 성취감과 보람을 고취시켜서 궁극적으로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올리는 데 목적이 있다.

음성군 장애인 부모연대의 석덕순 회장은 “우리 모임의 목표는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어우러져 동등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모든 사회의 제도와 시설물들이 출발점에서부터 장애인을 고려해서 만들어지는 날이 하루 빨리 도래하기를 희망했다.

공덕환 기자  estime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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