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는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지방자치단체 의회에서도 조례 제정에 나서는 등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가기관에서도 아직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지역사회의 이 같은 대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충청북도 공동주택 층간소음 방지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입법예고 절차를 밟고 있으며 오는 3월 임시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조례안은 공동주택 층간소음 방지에 필요한 사항을 조례로 규정해 쾌적한 주거생활 문화를 만든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도지사의 층간소음 방지 추진계획 수립·시행 의무 명시 △층간소음 피해 실태조사 실시 △층간소음 관리위원회 설치 사항 규정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사업비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조례가 제정되면 충북에서는 청주시에 이어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전국적으로는 대구, 부산, 광주, 대전, 인천, 울산, 전북, 경남 등의 광역단체가 층간소음 방지 조례를 만들었고 일부 기초지자체에서도 조례를 시행 중이다.

이처럼 지자체·지방의회가 조례까지 만들며 층간소음 줄이기에 나서는 것은 층간소음 문제가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이고, 극단적인 경우 폭력과 살인사건으로까지 번지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의회.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통계에 따르면 2012년 8795건이던 층간소음 민원은 지난해 2만8231건으로 221%나 급증했다.

갈등이 심각해 현장진단·측정까지 요구한 사례도 같은 기간 1829건에서 1만142건으로 늘었다.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2014년 99건이던 충북지역 층간소음 민원은 지난해 35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현장진단·측정 요구도 최근 5년 동안 628건에 달했다.

이처럼 더 이상 일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일상적인 갈등이 되면서 지자체 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을 고심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조례가 실제 층간소음 예방과 정확한 실태 파악, 개선 등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느냐다.

2017년 9월부터 조례 시행에 들어간 청주시의 경우, 아직까지도 조례에 명시된 ‘공동주택 층간소음 방지 추진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

실태조사나 층간소음 관리위원회 설치·운영도 이뤄지지 않아 조례가 유명무실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 주민들이 받는 스트레스·갈등은 외면한 채 보여주기식·치적 쌓기 용으로 조례가 남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이번에 조례 제정에 나선 충북도의회부터 조례가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보다 꼼꼼한 검토와 관리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 한 관계자는 “층간소음 방지 조례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직원도 많지 않았던 것 같다”며 “앞으로 조례가 충실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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