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안전공사 통신사업자 입찰 과정에서 업체들로부터 수십억대 뇌물을 받은 간부와 업체 대표 등이 무더기 송치됐다.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수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입건된 가스안전공사 간부 A씨(51)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A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뇌물공여 등)로 구속된 통신업체 직원 B씨(50)와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 된 다른 통신업체 대표 C씨(47) 등 3명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통신담당 계약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2002년 2월 평소 알고 지내던 B씨에게 연 10억원 규모의 인터넷 전용선 계약 등의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을 받고 자신의 아내 명의로 만든 허위 업체를 통해 지난해 6월까지 11억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다.

A씨는 같은 수법으로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다른 통신업체 대표 C씨 등에게 7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또 B씨와 공모해 통신업체에 매달 지급하는 인터넷 요금을 부풀려 지급하거나 유지보수 계약서 등을 허위로 작성해 가스안전공사 예산 32억원 상당을 빼돌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에게 통장을 개설해 주는 등 범행에 가담한 허위 하도급 업체 대표 E씨(46·여) 등 2명도 뇌물공여 방조 혐의로 입건됐다.

2017년 10월 내부감사에서 위조된 인터넷 사용 계약서를 확인한 가스안전공사 감사실의 요청으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1년 가까이 수사를 벌여 이 같은 혐의를 확인했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와 해외 골프 모임 등을 통해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며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핵심 인물인 A씨는 지난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필리핀으로 도주해 잠적한 상태며,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그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스안전공사 IT 담당자가 외부 업체 선정과 계약 문제 등을 도맡다 보니 외부 업체 등과 장기간 부정행위를 하더라도 쉽게 발각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윗선 개입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신병확보가 되지 않은 A씨는 기소중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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