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여성연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시민단체가 12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소비자원이 여성 장애인 근로자에게 보복성 인사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장애인 무기계약직 근로자에게 보복성 부당 전보 조치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시민단체와 한국소비자원 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충북여성연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시민단체는 12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자원은 부당전보 여성 장애인 노동자의 업무를 원상 복귀하고, 차별을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2011년 장애인 의무고용으로 소비자원에 입사한 A씨(상지기능1급장애)가 장애 여부와 업무 적합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3차례 보복성 인사 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웹디자인 업무를 보며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A씨가 2015년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한 타 부서 디자이너와 마찬가지로 사회경력을 반영해 호봉을 책정해 달라고 요구하자, 본인 동의 없이 상담실 근무로 전보했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A씨가 고충을 제기하자 장애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2017년 인사팀, 올해 위해정보팀으로 ‘보복성 떠돌이 근무’를 하게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A씨가 애초 근무했던 디자인업무 복귀를 희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인사팀장으로부터 “(원하는 업무 복귀를)해줄 수 있어도 안 해준다”, “품격이 없다”는 등의 비아냥을 들었고, 이미 처리된 업무에 대해 새벽 시간 문자로 업무지시를 받는 등 ‘갑질’을 당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상 장애인의무고용제도 위반, 부당전보,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사항”이라며 “소비자원은 더 이상 여성·노동자 그리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같은 장소에서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A씨와 이들 단체의 주장을 반박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A씨와 2015년 입사한 디자이너의 호봉 체계가 달랐던 것은 그 해 근로자 처우개선 일환으로 연봉제를 호봉제로 변경하며 입사 전 경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금체계 개편 과정에서 빚어진 기존 근로자와 신규 근로자의 ‘차이’일뿐,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디자인 업무를 수행했던 A씨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부당하게 전보 조치됐다는 것에 대해서도 “A씨는 행정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 직원으로 입사한 뒤 디자인 보조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며 “업무 수행과정에서 생긴 불만으로 타 직무 부여·전보를 희망해 본인과 상담을 거쳐 전보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타 부서 전보 과정에서도 A씨의 장애 특성을 감안해 업무량을 줄이는 등 배려 노력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A씨가 디자인 업무 복귀를 희망하는 것에 대해서도 “기존에 정보관리직에서 했던 웹디자인 직무가 2017년 별도로 신설돼 규정상 따로 채용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A씨를 이 같은 과정 없이 행정직무에서 웹디자인 직무로 전환하는 것은 규정상 수용이 불가능하고 공정채용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상사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을 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소비자원은 또 A씨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현 근무부서에 근로자 추가 채용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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