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북이면에 있는 의암 손병희 유허지 내 기념관

한국사 강사 설민석의 민족대표 폄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33명의 민족대표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설씨는 최근 강의에서 1919년 3·1운동 당시 손병희 등 민족대표 33인이 고급 요릿집인 ‘태화관’에 모여 독립선언을 한 것과 관련해 독립선언을 룸살롱 술판에서 했다고 주장했고, 손병희의 셋째 부인 주옥경을 술집 마담이라고 했다.

그가 거론한 의암(義菴) 손병희(孫秉熙·1861~1922)는 종교계 인사로 구성된 민족대표 33명 중 총 대표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북이면 손병희 유허지(遺墟地)를 찾았다. 

지금은 청주시로 통합된 옛 청원군이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생가와 유물전시관 등을 조성했다.

'태화관 마담'으로 비유된 손병희의 셋째 부인 주옥경(朱鈺卿·1894∼1982)의 사진과 유품도 있다.

 

충북 청주시 북이면 손병희 유허지. 기념과 내 전시된 그의 부인 주옥경의 유품. 사진=김용언 기자 © News1

유허지에서 만난 한 문화관광해설사는 설씨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해설사 김학수씨는 “말하기 좋게 하는 것(설민석의 강의)은 역사가 아니다. 무작정의 비유는 오히려 역사를 왜곡할 수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독립선언문 서명을 태화관에서 한 것도 공개된 장소를 선택할 경우 국민들이 받게 될 피해를 염두에 둔 행동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씨가 주옥경을 '마담'으로 표현한 것을 두고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주옥경은 당시 태화관 모임 현장에 없었다. 손병희의 독립운동을 도우면서 부부의 연을 맺었다”며 “음담패설과 비유 등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폄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유허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역사적인 평가는 동전의 양면처럼 각기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설씨의 발언은 일부 의견이 전체인 것처럼 포장됐다”고 꼬집었다.

손병희가 3대 교조였던 천도교(동학) 측도 설씨의 강의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천도교중앙총부 이창본 선도사는 “주옥경은 3·1운동(1919년)이전인 1915년 이미 교인 명부에 올라와 있었다”며 “주옥경을 태화관 마담으로 비유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천도교중앙총부는 이번 논란과 관련한 회의를 열어 설씨에게 공식 해명을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설민석은 민족대표 33인 폄훼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SNS에 “다양한 학계의 평가가 있으며 민족대표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 역시 존재한다"며 ”그것은 그 날 그 사건에 대한 견해일 뿐이지, 민족대표 33인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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